▶ 파이널 5세트에만 30게임 치른 명승부에서
▶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 로딕에 3-2 신승
6번째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로저 페더러가 관중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7·스위스·랭킹 2위)가 파이널 5세트가 장장 30게임째까지 간 사상 최고 명승부를 펼친 끝에 메이저대회 통산 15번째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페더러는 5일 잉들랜드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펼쳐진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캐논서버’ 앤디 로딕(26·미국?랭킹 6위)을 4시간 17분의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2(5-7, 7-6, 7-6, 3-6, 16-14)로 누르고 역대 그랜드슬램 최다우승 기록을 수립했다. 자신의 통산 6번째 윔블던 우승이자 15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 역대 15번째 우승은 피트 샘프라스(미국)가 가지고 있던 기록을 갱신한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테니스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승부’였다. 특히 이날 결승은 페더러의 15번째 그랜드 슬램 우승 말고도 쏟아지는 기록들로 풍성한 매치였다. 타이 브레이커 제도가 없는 윔블던 5세트에서 사상 최초로 30게임까지 간 것을 비롯, 총 77게임수도 전례에 없던 기록이다. 페더러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도 풀세트까지 가는 4시간 48분의 접전 끝에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타이틀을 내준 바 있으나 금년에는 자신이 승리하는 행운을 얻었다.
페더러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로딕과 윔블던 결승에서 만나 전승을 거둔 것을 포함, 역대 전적에서도 18승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됐지만 네브라스카주 출신인 로딕의 패기가 무서웠다.
로딕은 첫 세트 5-5 상황에서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빼앗으며 첫 세트를 7-5로 따내 돌풍을 예고했다. 로딕은 2, 3세트에서 연거푸 타이 브레이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결국 페더러의 강력한 서브를 막지 못하며 4세트를 맞았다. 하지만 로딕은 4세트에 3-2로 앞선 상황에서 다시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따내며 승기를 잡아 6-3으로 승리, 5세트 ‘에픽(epic) 배틀’을 예고했다.
5세트는 ‘혈전’이었다. 둘은 5세트에 들어 자신들의 서브게임을 절대로 빼앗기지 않고 필사적으로 싸웠다. 페더러는 서브에이스만 총 50개를 쏟아냈고 이에 질세라 로딕도 중요한 순간마다 서브 에이스로 맞섰다. 특히 로딕은 게임 스코어 10-11, 12-13에서 두 차례의 듀스, 두 포인트를 연속 내주면 지는 상황에서 연거푸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마지막 14-15 듀스에서 로딕은 페더러의 서브 리턴 드롭샷을 너무 길게 받아치는 바람에 포인트를 놓치며 황제에 문을 열어줬다. 결국 페더러는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로딕의 세컨 서브를 자신의 주특기 중 하나인 강력한 포핸드로 리턴했고 로딕은 이를 공중에 떠올리며 리턴하지 못했다. 페더러가 샘프라스, 비욘 버그 등 역대 테니스 전설들이 보는 앞에서 새 기록을 쓴 순간이었다.
<이종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