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으로 불리는 구글이 단순한 검색엔진 사업에서 벗어나 넷북용 운영체제(OS) 개발을 통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황제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정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단순히 운영체제 부문에서 MS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MS의 모든 사업영역에서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여서 IT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구글이 새 운영체제 ‘크롬 OS’를 개발키로 한 것은 구글이 모든 부문에서 MS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롬 OS는 MS 윈도의 취약점인 부팅 속도와 단순함, 안전 등을 대폭 개선해 전세계 운영체계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MS의 영역을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구글은 비디오 게임기와 대형 상업용 소프트웨어 부문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MS의 사업부문에서 라이벌 제품을 갖게 되는 셈이다.
IT업계에서는 MS의 아성에 도전하려는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인 야심도 이런 구글의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슈미트는 올해 초 기자들과 만나 두 회사를 비교하는 사람들은 MS가 끼워팔기 혐의로 반독점 당국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MS의 과거를 들추기도 했다.
업계 소식통들은 슈미트가 그동안 MS의 사업상 약점에 날카롭게 집착해왔다고 전했다.
슈미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캐나다’라고 불리는 일부 임원들의 정례 비공개회의를 진행해왔다. 이는 바로 특정 상품 부문에서 어떻게 하면 MS와 경쟁해 이길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하는 프로젝트였다.
슈미트는 야후에 대한 MS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추진 시에도 제리 양 당시 야후 CEO에게 전화를 걸어 방어를 도와줄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나 심지어 구글의 전 임직원들은 구글이 위험한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은 경기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어서 새 제품에 대한 수요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은 불황의 시기에 새로운 제품의 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자칫 구글의 아성이었던 인터넷 검색엔진과 인터넷 광고 부문에서도 타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구글은 전자 책 관련 판권 협상을 둘러싸고 법무부의 조사를 받는 상황인데다 애플과의 이사진 교류 문제도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앞으로 극복해야 할 사업상의 난관도 산적해 있는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구글이 크롬 OS를 통해 전세계 PC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MS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IBM이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도전했다가 무위로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구글이 엄청난 장애물들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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