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에이전트들“메디칼보다 더 좋다”
가입서류 서명 시켜 거액 진료비에 당황
최근 병원에서 MRI와 혈액검사 등 각종 건강진단을 받은 한인 오모(68) 할머니는 이에 대해 1,800달러에 달하는 진료비 청구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메디케어 대상자여서 지난해까지는 같은 진료를 무료로 받아왔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오 할머니의 건강보험이 모르는 사이에 메디케어에서 HMO로 바뀌어져 있었다. 오 할머니는 “지난해 연말에 보험 에이전트가 더 좋은 보험이 있다며 서류에 서명하라고 해 무심코 했는데 그게 잘못된 것 같다”며 황당해 했다.
70대 김모 할아버지 역시 지난해 11월 노인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난 한 보험 에이전트의 권유에 못이겨 서류에 서명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 김 할아버지는 “그 에이전트가 정부 지원이 감소해 메디케어가 없어진다며 서둘러 HMO로 바꾸라고 해 그렇게 믿었는데 이후 양로병원에 입원비를 내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 노인들이 일부 건강보험 에이전트들의 무분별한 상술로 인해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일부 보험 에이전트들이 노인아파트 주변이나 양로병원 앞에서 영어가 서툰 한인 노인들에게 접근, 메디케어나 메디칼보다 더 좋은 건강보험이 있다고 현혹한 뒤 영문을 잘 모르는 노인들에게 HMO를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에이전트들은 심지어 무료 식사 등을 제공하며 노인들을 모은 뒤 보험을 바꾸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과정에서 한인 노인들이 영어로 된 보험 계약서를 제대로 알지 못해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서명했다가 보험료와 의료비를 청구당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부도덕한 것임은 물론 보험사기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보험 에이전트는 “한인 노인들을 돈벌이 대상으로 삼은 일부 악덕 에이전트들의 소행”이라며 “주류사회에서 몇 년 전 발생했던 사건이 타운으로 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불경기로 일반인들의 보험 가입이 저조한 요즘 보험 에이전트들에게 있어서 한인 노인들의 HMO 신규 가입으로 받게 되는 커미션(보험료의 8~10%)은 상당한 유혹이 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 변경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한인 노인들에게 돌아간다는 데 있다. 정부 지원의 메디케어와 메디칼 가입자는 병원 방문 및 양로병원의 입원, 의약 처방, 물리치료 등을 무료 혹은 저렴함 보험료로 각종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반면 HMO는 대체로 보행 보조기구 등 각종 의료기구의 구입이 까다롭거나 보험 적용이 안 되고, 고가의 처방약도 커버되지 않으며 양로병원의 입원시 개인이 병원비를 부담해야한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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