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에 거주하는 레코딩 프로듀서 박희준(30·사진)씨는 최고 가수 비욘세가 멤버였던 ‘데니스티니 차일드’ 여성 3인조 그룹의 녹음작업에 참가했을 정도로 미 주류음악계에서도 통하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박씨는 원래 텍사스 A&M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해 정치가의 길을 준비하던 청년이었다. 대학 시절 취미로 텍사스 일대 로컬밴드와 흑인 R&B 아티스트, CCM 아티스트들의 녹음작업을 했는데, 그의 프로듀싱 실력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여러 아티스트들에게 알려졌다.
정치학도서 실력파 프로듀서 변신
클래식 음악광 선교사 아버지 영향
고민 끝에 결국 박씨는 레코딩과로 전공을 바꾸었고 휴스턴 지역 최고 녹음 스튜디오 중 하나인 ‘선라이스(Sunrise) 스튜디오’(데스티니 차일즈, 흑인 가스펠 R&B 아티스트 안드레 크로스 등이 이 스튜디오에서 녹음작업을 했다)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프로듀싱 실력을 쌓았다.
최고 R&B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R. 켈리의 ‘I Believe I Can Fly’를 프로듀싱한 퍼시 베이디와도 작업을 했던 박씨는 “대학에서 정치학 공부를 끝낸 후 법대로 진학해 정치나 법조계로 진출하려고 했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결국 내가 이 길로 들어서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 후회는 없다”고 당차게 말한다.
박씨의 실력은 여기서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휴스턴 일대 흑인교회 중 가장 큰 ‘하비스트타임 처치’에서 수석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이 교회의 각종 라이브 앨범작업 및 이 일대 가스펠 가수들의 크고 작은 앨범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이 교회의 각종 TV, 라디오 음악 등을 제작하기도 했던 그의 인지도는 흑인 가스펠 및 R&B계에서 점점 탄탄해져 갔다.
이런 박씨의 실력은 어렸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져 갔다. 음악광이자 선교사였던 아버지 탓(?)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였지만 음악 열정은 피아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10세부터 기타, 오보에 등 각종 악기를 만지기 시작했고 이들 악기를 다루며 음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만드는 법을 익혀 나갔다.
아버지가 선교 현지에서 집회를 할 때 음향을 맡았던 것도 그에게 ‘듣는 훈련’을 가져다 줘 훗날 전문 프로듀서가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특히 R&B, 힙합, 컨트리, 퓨전재즈 등 모든 현대 음악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 박씨이지만 클래식 거장 바로크의 음악을 어렸을 때 접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는 “바로크의 음악은 당시에도 획기적인 프로그레시브(진보적인 성향의 음악)이었다”며 “아버지도 클래식 음악 광이였지만 형도 클래식(성악) 음악을 전공하기도 해 클래식 음악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11세이던 지난 1990년 선교사인 부모와 함께 남미 온두라스로 이민 후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온 박씨는 3개 국어(한국어, 영어, 스페인어)에도 능통하다. 신학공부(아주사신학교)를 위해 이 곳 남가주로 이주한 그는 현재 남가주 일대 각 교회 음향 컨설턴트 및 CCM 아티스트, 로컬밴드 등의 음반작업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올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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