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교수 체포 인종문제 비화 조짐에
‘단어선정 신중 기했어야”사과성 해명
“내가 단어를 좀 더 신중하게 사용했어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실언성’ 발언까지 가세돼 자칫 인종문제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던 하버드 대학 저명 흑인 교수 체포사건을 진화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 예고없이 나타나 “이번 사건이 증폭되고 있고, 확실히 나도 이런 파문 확산에 책임이 있다”며 ‘사과성’ 발언을 한 것이다. 대통령은 이틀 전 생방송 기자회견 도중 흑인 교수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작은 사진)가 경찰에 체포된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캠브리지 경찰이 “어리석게 행동했다”며 경찰을 몰아붙였었다. 그는 또 미국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이라는 이유로 경찰에게 부당하게 대우받는 일이 허다하다며 “만일 내가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면 총을 맞았을 것”이라고 다소 자극적인 말도 했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곧바로 경찰들은 물론이고 일부 언론의 강한 반발을 사고 말았다.
캠브리지를 비롯해 매서추세츠 주 지역 경찰 노조들은 24일 오바마 대통령과 체포를 비난한 매서추세츠 드발 패트릭 주지사에게 공식 사과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체포의 요인을 인종문제로 암시하고 있다며 경찰들이 상당히 분개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흑인 교수를 체포했던 백인 경관 제임스 크롤리 사전트는 전날 보스턴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후좌우를 알지도 못하면서 선입견에 의해 발언하는 것이며 대통령이 동네일까지 참견한다”며 불만을 표시했었다.
크롤리 사전트는 대학 경찰로 근무하던 시절 운동중 쓰러진 유명 흑인 축구선수를 살리기 위해 입을 통한 인공호흡술을 하기도 했었고 캠브리지 경찰국에서 경관들에게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시킬 정도로 인종편견과는 무관한 인물로 알려져 왔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6일 “백팩을 맨 흑인 2명이 집 정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크롤리 사전트와 게이츠 교수간의 언쟁에서 비롯됐다. 해외 출장에서 귀가하던 게이츠 교수가 집 정문이 열리지 않자 운전사와 함께 문을 강제로 열려 했다가 오해를 받은 것이다. 게이츠 교수는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소란혐의’로 체포됐다가 당일 풀려났고 사태가 확대되자 게이츠 교수에 대한 혐의는 지난 21일 기각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두 사람과 모두 통화했다. 현장에서 마무리될 일이었는데 서로 감정이 격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믿고 있다”면서 “두 사람과 조만간 백악관에서 맥주를 나누며 화해하기로 했다”고 사태무마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24일 기자회견 도중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제임스 크롤리 경관이 “흑인 교수의 체포는 정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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