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셀폰 시대 프라이버스 상실로 한숨
극성팬 무서워 데이트는 물론 쇼핑도 못해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는 불가능한 꿈
라디오샥(Radio Shack)에서 쇼핑 중이던 플로리다 쿼터백 팀 티보우에게 한 여성팬이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순한 팬의 부탁처럼 보였지만 그 여성은 그녀의 어머니가 셀폰 카메라로 그들의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갑자기 셔츠를 벗으려 했다. 순간적으로 그 자리를 피한 티보우는 “벌써 이런 일이 4~5차례나 있었다.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뉴욕타임스는 16일자에서 대학스포츠 스타들이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 시대에 겪는 고충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티보우와 콜트 맥코이(텍사스), 샘 브래드포드(오클라호마) 등 3명의 쿼터백은 최고의 기량과 출중한 외모, 최고 풋볼명문교의 핵심 포지션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각각 플로리다와 텍사스, 오클라호마주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위치에 올라있어 극성팬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이들은 아마추어라서 다른 프로스타처럼 금전적인 혜택은 전혀 누리지 못하면서도 사생활 침해와 프라이버스 상실 등 부정적인 요소들은 빠짐없이 경험하고 있다. 특히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로 인해 이들은 언제 어디서 극성팬의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대학생으로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것은 이들에게 이미 실현 불가능한 꿈이다. 마음 놓고 외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때론 자기 집에 있어도 안전치 못하다.
맥코이는 지난 시즌 새벽 3시 한밤중에 한 남성이 아파트 문을 두들기며 큰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러 경찰까지 불러야 했다. 이 남자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맥코이는 그 사람이 풋볼연습이 끝난 후 집에 온 자신을 미행해 온 사실을 알고 두려움으로 인해 결국 아파트까지 옮겨야 했다.
티보우는 아예 데이트를 나갈 생각도 못한다고 푸념한다. 사진이 10분이면 인터넷에 뜰 것이기 때문이다. 맥코이는 얼마전 레스토랑에서 옆 부스에 앉은 여성이 셀폰으로 통화하는 척 하면서 사실은 그를 비디오로 촬영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처럼 항상 누군가에게 촬영당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에겐 엄연한 현실이 됐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 기능을 갖춘 셀폰으로 무장(?)한 현실에서 이들은 유리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팬들의 사인요구도 무시할 수 없는 고충이다. 지난해 대학풋볼 최우수선수로 하이즈만트로피를 수상한 브래드포는 하이즈만트로피 시상식장에서 전문적인 사인수집가들의 집요한 사인요구를 계속 거절했다가 화가 난 수집가들이 그의 사진을 찢어 얼굴에 던지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상한 곳에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도 많다. 맥코이는 어떤 팬의 이마와 아기 기저기에 사인을 해줘야 했고 한 번은 한 여성팬의 셔츠 가슴부위에 사인을 요청받기도 했는데 대신 어깨에다 사인해주고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콜트 맥코이
샘 브래드포드
플로리다를 2차례 내셔널 챔피언으로 이끌고 하이즈만 트로피도 수상한 대학풋볼 수퍼스타 쿼터백 팀 티보우는 24시간 쏟아지는 팬들의 끊임없는 뜨거운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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