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명씩 집단 합숙, 일탈 부를수도
▶ (상) 위태로운 조기유학의 그늘
수년 전부터 한국에서 조기유학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뉴욕 등 미동북부 일원도 학교마다 한국 학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인기학교는 한국 학생 비율이 20%를 상회하는 곳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급증하는 학생 수만큼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는 사실. 지난주 롱아일랜드 웨스트베리에서 발생한 유학생 폭행<본보 10월27일자 A1면>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한인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어느새 한인사회에 깊숙이 파고든 조기유학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특별한 보호장치없이 집단합숙을 해왔다는 조기유학의 그늘진 모습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위태로운 조기유학의 그늘
조기유학 부작용에 대한 한인사회의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학교에 적응 못하고 친구들의 따돌림의 대상이 되거나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 결국 공부에 흥미를 잃고 일탈하는 사례가 그동안 종종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곤 해왔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부모나 친지 동반 없이 어린 학생들이 집단 합숙 형태로 조기유학 생활을 해 온 것이 공개되기는 처음으로, 이 소식을 접한 대부분 한인들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뉴욕 일원 학원 및 학부모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뉴욕과 뉴저지 일원에 운영 중인 이른바 ‘관리형 유학’으로 불리는 합숙 형태의 조기 유학원은 대략 7~10개로 파악되고 있다. 관리형 유학은 학교 근처에 합숙소를 설치하고 전문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 관리와 방과 후 학습을 도와주는 조기유학 프로그램으로 경제적 부담이 큰 ‘기러기 가족형’과 ‘홈스테이형’ 유학을 점차 대체해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반주택을 활용한 숙소에서 보
통 4~6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교사들의 지도를 받으며 학교를 다니는 형태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유학원들의 경우 전문교사 배치는 물론 제대로 갖춘 법적 보호시설이나 지역 당국이 인정한 후견인 없이 어린 조기 유학생들을 관리, 운영돼오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유학원들의 이같은 잘못된 운영이 이번 사건에 보듯 폭행 발생은 물론 한창 사춘기를 겪을 시기의 학생들이 자칫 비행이나 일탈 행위에 빠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가 된 웨스트베리 합숙소에도 전문 교사와 특별한 법적 후견인 없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0명 가량의 남녀 학생들이, 학생들의 식사와 숙소 청소를 담당해왔던 3~4명의 관리인들과 함께 기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의 경우 미성년 학생의 법적 후견인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서 검증과정을 거쳐 정부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돼 있다.
김민선 롱아일랜드한인학부모협회장은 “소문으로만 듣던 합숙형태의 유학원 소식을 듣고 나니 당혹스러울 뿐”이라고 말하고 “한창 부모와 주위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에 홀로 미국 땅까지 와 이 같은 시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한인사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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