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김 후보의 뉴욕시의원 선거 석패는 뉴욕한인사회에는 크나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올 초부터 1년 여 가까이 끌어온 선거운동을 통해 나름대로 많은 교훈을 얻는 수확도 거뒀다. 향후 뉴욕시 첫 한인 선출직 공무원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가 나타났을 때 한인사회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오늘의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가 남긴 교훈을 하나씩 짚어본다.
①인종의 벽은 지역사회 밑바닥에서 뛰어넘어야…
승리의 고지가 바로 눈앞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인종의 벽을 넘지 못해 김 후보가 고배를 마신 데에는 김 후보의 자질보다는 근본적으로 상대후보와 애초에 출발점이 달랐다는 것이 한 요인이다.이는 중국계 존 리우 감사원장 당선자가 과거 제20지구 뉴욕시의원 선거는 물론이고 이번 시티와이드 선거에서도 아시안의 한계를 뛰어넘어 백인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것과도 일맥상통
한다.
리우 당선자는 전형적인 백인계 주류 정치인의 정치 입문과정을 그대로 밟아 정계 도전에 성공한 아시안이다. 그는 시의원 도전에 앞서 시민활동단체에서 수년간 백인계 주민들과 활동하며 지역사회에서 꾸준한 신뢰를 쌓는데 주력했다. 이후 커뮤니티보드로 활동영역을 넓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며 말 그대로 밑바닥에서부터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과 정서적인 동화를 이뤄나간 덕분에 백인계 유권자들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만병통치약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김 후보와 경쟁한 상대 다니엘 홀로란 후보 역시 4대째 제19지구에 거주해 온 토박이 가족들이다. 각계 직업분야에 진출한 친인척들의 탄탄한 인맥은 물론, 태어나고 자라며 지역주민들과 어깨를 맞대고 살아온 이웃사촌 관계로 그야말로 지역사회 밑바닥을 쥐고 흔들 저력을 갖고 있다. 김 후보가 상대 후보보다 선거자금을 4배 이상 모금했고 찰스 슈머 연방상원의원, 게리 애커맨
연방하원의원,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 등을 비롯한 뉴욕 민주당 거물급 정치인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도 결국 선거에서 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지역사회 밑바닥을 휘어잡지 못한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19지구 한인 유권자 투표율은 일반 유권자보다 3배 가까이 높았고 아시안 유권자의 99%가 김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막판 불거진 인종문제를 둘러싼 네거티브 선거전에 밀려 결국 1,300여 표 차이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백인계 표심을 끌어안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후보의 자질 면에서는 분명 훌륭하고 경쟁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선거자금력까지 뒷받침되다보니 한인사회가 그의 승리를 지나치게 확신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김 후보는 게리 애커맨 연방하원의원 보좌관 경력을 제외하곤 주류 백인사회에 내세울 만한 지역구내 활동이 적었다. 선거출마를 위한 후보 등록을 불과 수개월 앞두고 거주지를 베이사이드로 옮긴 것도 상대후보에게 지역사회를 모르는 후보라는 빌미만 안겨준 꼴이 되고 말았다.
민권센터(구 청년학교) 문유성 상임이사는 “이번 선거에서 볼 수 있듯 한인사회는 미 주류사회 정치인도 인정하는 충분한 능력과 경쟁력을 지닌 예비후보들이 많다. 결국 냉혹한 정치세계에서 성공하려면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는 기본이고 밑바닥에서부터 백인계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피부색에 상관없이 가족같은 친화력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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