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미만 소액기부
오바마 대선 승리 원동력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일을 특정 부유층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한인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사실상 미국의 선거는 100달러 미만의 소액 기부자를 더 소중히 여기는 풍토가 짙다. 케빈 김 제19지구 민주당 뉴욕시의원 후보를 비롯해 예비선거에 출마했던 또 다른 3명의 한인 후보들까지 올해 한인사회가 전달한 선거기금 내역을 살펴보면 100달러 미만 후원자를 찾기 쉽지 않다.
한편으론 한인사회 후원행사가 연회장에서 화려하게 열리다보니 식비 등을 고려하다보면 솔직히 적은 액수를 후원하고 참석한다는 일이 일반인 입장에서 그리 쉽지 많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케빈 김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역구 외곽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전달한 기부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편 다니엘 홀로란 공화당 후보가 이를 기업인과 부유층이 특정 목적을 갖고 기부한 불법 선거자금(소프트머니)라며 논란거리로 삼는 바람에 큰 곤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김 후보의 후원금 접수 내역을 토대로 산출한 일인당 평균 기부액은 464달러였고 일부 타인종 지지자를 제외하곤 100달러 미만을 기부한 한인의 이름을 명단에서 찾기 힘들었던 상황이다. 만일 10달러, 20달러의 소액을 기부한 지역구내 한인 후원자 숫자가 많았더라면 케빈 김 후보의 선거자금이 상대후보에게 괜한 논란의 빌미가 되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선거가 자칫 일부 부유층 후원자들의 잔치가 된다면 지역내 일반 유권자들은 오히려 후보에게 반감을 갖게 돼 결국 해당 후보에게 등을 돌릴 위험이 커지는 것이 미국 선거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돈 없이 정치하기란 불가능하고 선거자금을 많이 모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홍보비용을 넉넉히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주요 요소가 된다. 동시에 미국의 지역 정치는 선거자금이 얼마나 정당하고 공정하게 지역사회에 쓰였는지도 중요
한 이슈다. 또한 적은 돈이라도 선거자금을 기부한 사람은 주인의식을 갖고 선거에 참여하게 되고 후원한 정치인 후보의 당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계기도 제공한다.
한인권익신장위원회 박윤용 회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바로 미전역에서 답지한 소액 기부였다. 한인사회 정치력이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다수가 소액으로 참여하는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평소 차가운 눈길로 일관하던 지역 정치인들도 소액 기부자가 많은 지역사회일수록 자신의 지지자로 확고히 다질 표심이 많다는 것을 즉시 간파하고 그만큼 마음을 열 수 밖에 없으며 당선 후에도 해당 유권자들을 위한 각종 정책들로 가득 찬 선물꾸러미를 안겨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선거를 교훈삼아 차후에는 한인들의 한층 성숙한 선거 후원 문화를 기대해 본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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