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리 명백한 핸드볼에 본선티켓 도둑맞아 분통
▶ FIFA에 제소, 프랑스에도 재경기 수용 촉구
18일 벌어진 프랑스와의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주심의 명백한 오심으로 본선티켓을 ‘도둑맞은’ 아일랜드가 프랑스와 FIFA(국제축구연맹)에 재경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일랜드 정부와 축구협회(FAI)는 19일 재경기 요청을 공식으로 FIFA에 접수하고 프랑스에도 재경기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FIFA는 이날 아일랜드의 재경기 요청을 접수했다고 밝혔으나 재경기 결정을 실제로 고려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FIFA는 지난 2005년 우즈베키스탄과 바레인의 아시아 예선결과는 주심의 중대한 오류를 이유로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경기를 실시했던 적이 있었다.
아일랜드 원정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프랑스는 18일 파리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연장 103분 프리킥 상황에서 티에리 앙리의 패스를 받은 윌리엄 갈라스가 골 정면에서 헤딩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고 두 경기 합계 2-1로 남아공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앙리는 갈라스에게 패스를 해주기 직전 프리킥으로 넘어온 볼을 왼손으로 막아 세운 뒤 다시 터치하는 등 두 번에 걸쳐 명백한 핸드볼 반칙을 범했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핸드볼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문제는 모두의 눈에 명백한 반칙상황이 스웨덴인 주심 마르틴 한손을 비롯한 심판진들만큼은 전혀 보지 못했고 갈라스의 골이 그대로 인정됐다는 사실이다. 그냥 골이 아니라 어쩌면 월드컵 본선티켓의 주인이 뒤바뀌게 만들었을지 모르는 엄청난 골이었다. 만약 그 골이 인정되지 않고 경기가 연장 후반까지 1-0 아일랜드 승리로 끝났다면 월드컵 본선티켓은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결정됐을 것이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아일랜드로서는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했다.
아일랜드의 지오바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경기 후 “주심이 앙리에게 핸드볼 사실여부를 물어보기만 했어도 됐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으나 재경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신 ‘비디오 리플레이’ 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브라이언 코웬 수상은 “공정성은 경기의 일부”라며 EU(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와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나섰다.
한편 FIFA는 아일랜드의 어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으나 필드에서 내려진 주심의 판결에 대한 재론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음을 지적, 아일랜드의 재경기 요청을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아일랜드 축구협회의 존 들레이니 회장도 “프랑스 측이 먼저 아일랜드의 재경기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한 FIFA가 이를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들(프랑스)에 달렸다. 어제 경기 결과의 부당함을 시인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프랑스측은 아일랜드의 재경기 요구에 즉각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김동우 기자>
아일랜드의 숀 세인트레저(왼쪽)와 골키퍼 셰이 기븐이 프랑스의 동점골이 터진 후 스웨덴 주심 마르틴 한손에게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을 지적하며 격렬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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