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는 한국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다는 장미란 말에 공감”
시즌 결산 인터뷰
출전한 모든 대회를 석권하며 최고의 성적으로 한 해를 마감하게 된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시즌 마지막 대회인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이 모두 끝난 6일 담담하게 지난 대회를 돌아보고 앞으로 계획도 밝혔다.
김연아는 “올 시즌 세계 신기록도 세워 보고 최악의 프로그램도 해봤다. 판정 문제 등 많은 일을 겪었던 것 같다”고 한 해를 돌아보며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배운 것이 많았던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선수권 대회를 가장 좋았던 경기로,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가장 힘들었던 경기로 꼽은 김연아는 국내 팬들에게 “피겨는 응원보다는 관람을 하는 스포츠인 만큼 일방적인 응원보다는 내 연기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는 “올림픽까지 남은 두 달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억울한 판정 신경쓰지 않아…긴장 조절은 잘 한 듯”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석연찮은 점프 다운그레이드 판정이 나온 탓에 첫날 숏 프로그램에서 2위를 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두 차례 실수를 범해 미키 안도(일본)의 경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과를 짐작할 수 없는 어려운 경기를 했다. 김연아는 이에 대해 “프리스케이팅이 끝나고 점수를 봤을 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인터뷰를 하려고 기다리다 보니 기술 점수가 아슬아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도 불안했지만 약간의 차이로라도 이겨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숏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 다운그레이드된 것에 대해서는 “키스앤크라이 존에 느린 화면이 나온다. 혹시나 싶어 발을 열심히 봤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결과가 나와서 어이가 없었다”고 밝힌 김연아는 “이런 일을 많이 겪어 봤는데 화가 치밀어 오르지는 않고 짜증이 났다. 무덤덤하게 넘기는 성격이라 그냥 ‘또 시작이구나’ 싶었는데 주변에서 더 화를 내더라”고 말했다.
숏 프로그램 때 경기 직전 트리플 러츠 점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진 것이 컨디션 조절에 영향을 준 것을 사실이라고 했다. “솔직히 넘어진 것이 너무 ‘발라당’ 넘어졌다”고 말하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 김연아는 “그전까지 긴장 조절을 했는데 나도 스스로 ‘꿈인가 생시인가’할 정도로 크게 넘어지면서 그 느낌이 몸에 배 잊어버리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 “한국서 경기하기 싫다던 장미란 마음 이해해요”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일을 겪은 한 해였다”고 지난 1년에 총평을 내린 김연아는 “프리에서 실수는 있었지만 연습부터 자신감이 넘쳤고, 그 모습이 경기에서도 드러난 것 같다. 선수로서 월드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대회였다”며 지난 3월 치른 세계선수권 대회를 최고의 경기로 꼽았다.
반대로 ‘가장 좋지 않았던 경기’를 묻자 홈인 김연아는 고양에서 열렸던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지목했다. 당시 김연아는 186.35점으로 2위에 머물러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실패했다.
김연아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치른 국제대회였는데 이틀이 두 달 같았다. ‘이 대회를 끝내는 날이 올까’ 싶을 정도로 부담이 큰 대회였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관중들의 관전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내가 점프를 하기 직전에도 소리가 나더라. 6분 동안 몸을 푸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고, 기권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당시 느꼈던 부담감을 털어놓은 김연아는 “‘다시는 한국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다’던 역도선수 장미란의 말에 많이 공감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연아는 “가끔 피겨를 많이 보지 못했던 분들이 337박수 등을 치실 때면 당황스럽다”면서 “피겨는 응원보다는 관람을 하는 스포츠다. 그런 응원을 하다 보면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볼 수 있겠는가. 나에게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연합>
김연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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