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희망캐페인 - 한부모 가족 지원 그룹
지난 13일 애나하임에서는 한인 싱글맘과 싱글파더를 위한 특별한 파티가 마련됐다. 이날 열린 2009 한가족 송년뱅큇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편부모들에게 하루쯤은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준비한 행사였다. SING (Sibling in God)이라는 이름으로 15년 전 시작된 한부모 가족을 위한 작은 모임은 이제 수십개의 소규모 그룹과 교회 내 사역으로 이뤄진 거대한 서포트 그룹으로 성장했다. 힘겨웠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 밝게 웃고 있는 ‘싱글맘’들의 희망 이야기를 소개한다.
가정사역상담소·교회 등 이혼·사별 가정 사역
성장 프로그램 만들어 건강한 자아상 회복 도와
아이들도 또래와 어울리며 밝아지고 바르게 자라
헌팅턴비치에 살고 있는 우윤숙씨에게는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다. 지난 99년 심리학 박사인 서니 송 교수(탈봇신학대학원)가 이끄는 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들이다.
93년 네 살 난 아들을 데리고 이혼한 우씨는 오랫동안 방황했다. 어느 날 지인이 싱글맘을 위한 2박3일 온천여행이 있다고 알려줬다. 무료라니 아들과 잘 먹고, 편히 쉬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따라나섰다. 송 교수가 이혼이나 사별로 한부모가 된 이들의 치유와 회복, 성장을 위해 준비한 자리였다.
이후 우씨는 송 교수가 진행하는 성장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했고, 심리적인 안정과 신앙의 성숙을 통해 삶도 변화되어 갔다. 그 곳에서 7명의 또 다른 싱글맘도 만났다. 서로가 공유하는 아픔이 비슷했기에 곁에만 있어도 위로가 됐다. 아들 역시 비슷한 상황의 또래 친구와 형, 동생을 만나면서 더욱 밝아지고 한층 성숙해졌다.
아무도 없는 세상에 아들과 자신, 둘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가족이 생겼다. 성실한 아들은 3년전 UC샌디에고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7가정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했다.
우씨는 “지금 이혼과정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때 나도 그랬다’며 가만히 옆에 있어주고 싶다”면서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이겨내야 할 것이 많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엄마와 아이도 성장할 수 있고, 어려움을 극복한 뒤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보면 감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부모 가족을 위해 15년 전 서니 송 교수가 시작한 성장 프로그램은 현재 LA지역 대형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싱글사역’의 모태가 됐다. 송 교수는 지난 94년 가정사역상담소(Family Ministry & Counselling)을 설립하고 사비를 털어 한부모 가정을 교육, 후원하는 일을 시작했다. 싱글맘, 싱글파더, 편부모 등의 단어 대신 한부모 가정이라 부르며,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자아상을 회복, 성장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SING이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인 만남을 갖던 이들은 같은 아픔 속에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2005년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싱글사역팀을 만들었다.
싱글사역에 관심이 있던 사역자들 역시 송 교수를 중심으로 리더십 훈련을 받아 각 교회에서 한부모 사역을 시작했다. 현재 남가주사랑의 교회를 비롯해 주님의 영광교회, 은혜한인교회, 베델한인교회, 하나로 커뮤니티교회에서 한부모 가족을 위한 정기모임이 이뤄지고 있으며, 약 8개 교회에서도 한부모 사역 동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매년 5월 200여명의 한부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한부모 가족축제’가 열리고, 12월에는 예쁜 드레스를 입고 한껏 멋을 낼 수 있는 ‘한부모 가족 송년뱅큇’이 준비된다. 지난 13일 열린 송년뱅큇에도 약 100명의 싱글맘과 싱글파더들이 모여 맛있는 식사와 레크리이션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5월 열리는 ‘한부모 가족축제’는 수기공모전이 함께 열려 성인부, 청소년부, 어린이부 각각 금상, 은상, 동상을 선정해 300~1,000달러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글을 쓰기 위해 삶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아픔이 치유되기도 하며, 자녀와 속 깊은 대화도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부모 사역자들은 ▲함께 여행 및 캠핑가기 ▲장학금 지원 등을 통해 한부모 가족을 후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체 한부모 가족 중 90%가 싱글맘 가정이기 때문에 건강한 아버지상, 남성상이 필요하다는 것.
캠핑이나 여행을 떠날 때 한부모 가족을 초청,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자녀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학금 후원 역시 한부모 가족 자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이다.
서니 송 교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이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큰 자신감을 얻는다”면서 “커뮤니티에서 한부모 가족 자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010년 한가족 축제는 내년 5월22일 오후 5시 주님의 영광교회에서 열린다.
(714) 514-6690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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