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 소속으로 ‘친정’과 격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서 만나
‘기다려라, 맨U’
데이빗 베컴(LA 갤럭시)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월부터 임대선수로 AC밀란(이탈리아)에서 뛴다. 베컴이 이 임대계약을 한 이유는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갤럭시의 오프시즌 동안 유럽 탑 리그에서 뛰면서 실전 컨디션을 유지해 잉글랜드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베컴은 18일 스위스 니옹에서 실시된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조 추첨에서 예상치 못했던 보너스를 받았다. 그가 합류하게 될 AC밀란이 그의 오리지널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이하 맨U)와 홈&어웨이 2연전으로 펼쳐지는 16강에서 격돌하게 된 것.
지난 2003년 맨U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한 번도 맨U를 상대로 경기에 나설 기회가 없었던 베컴으로선 그야말로 ‘드림 시나리오’가 완성된 것이다.
지난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맨U에서 265게임에 나서 62골을 뽑아낸 베컴은 맨U의 간판 스타였고 종종 영원히 맨U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팀보다 더 커진 수퍼스타가 된 베컴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용납할 수 없었고 그는 결국 지난 2003년 등 떠밀리다시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떠나가야 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맨U와 맞설 기회를 꿈꿨으나 4년동안 맨U와 레알은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이후 지난 2007년 갤럭시와 계약, 미국으로 오면서 맨U와 맞설 기회는 영원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 기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을 통해 홀연히 다시 찾아왔다. 베컴은 이날 맨U와 만나게 됐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너무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AC밀란의 디렉터 움베르토 간디니는 “베컴은 이 매치를 원했고 운명이 그를 도왔다”고 말했다. 양팀간의 1차전은 내년 2월16일 밀라노 산시로에서, 2차전은 3월10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다. 맨U의 필 타운센드 대변인은 베컴의 복귀가 환상적인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레프트백 파트리스 에브라는 “맨U가 베컴의 귀환을 축하하겠지만 필드에서는 그가 못하기를 바란다”면서 베컴의 의미있는 올드 트래포드 복귀와 승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사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명가인 맨U와 AC밀란의 대결은 양팀에겐 부담스러운 일전이다. 양팀이 3년전 챔피언스리그 4강서 만났을 때 맨U는 홈 1차전을 3-2로 승리했으나 2차전에서 카카가 맹활약한 AC밀란에 0-3으로 완패, 결승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16강전에서도 쉽지 않은 싸움이 펼쳐질 것이 분명하다.
한편 나머지 16강 매치업 가운데 첼시와 인터밀란의 대결도 전 첼시 감독 조제 무리뉴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5, 2006년 첼시를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으로 이끈 무리뉴가 적장으로 스탬포드 브리지에 돌아오는 것. 첼시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도 7년간 AC밀란 사령탑으로 재직하며 두 번이나 팀을 유럽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산시로에 복귀하게 된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스페인)는 비교적 손쉬운 상대인 슈투트가르트(독일)을 만났다. 최근 성적부진으로 마르커스 바벨 감독을 해임한 슈투트가르트가 세계 최강 바르셀로나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밖에 나머지 16강전 매치업은 아스날(잉글랜드) 대 FC포르투(포르투갈), 올림피아코스(그리스) 대 보르도(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대 피오렌티나(이탈리아), CSKA 모스크바(러시아) 대 세비야(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대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의 대결로 짜여졌다.
<김동우 기자>
AC밀란에서 임대선수로 뛸 데이빗 베컴은 지난 2003년 맨U를 떠난 뒤 처음으로 오리지널 친정팀과 꿈의 무대에서 맞대결할 기회를 잡았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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