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주택 차압대란은 올 것인가? 내년에 차압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모처럼 회복세를 맞고 있는 주택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차압사태가 몰고 올 파장과 향후 주택시장에 대해 전망해본다.
은행 보유주택 170만채 내년 매물로
시장 비중 높아지면 집값 하락 우려
일부 “구매능력 커져 큰 영향 없을 것”
■차압절차 주택 55% 증가
부동산 리서치업체 ‘퍼스트 아메리칸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차압되거나 90일 이상 모기지를 연체해 차압 절차에 들어간 주택은 170만채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의 110만채에 비해 55%나 치솟은 수치다. 은행 등 모기지 렌더들은 이들 주택을 마켓에 내놓을 태세다.
9월 말 현재 시장에 나온 채 팔리지 않은 주택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0만채에서 380만채로 줄었지만 이중 절반가량이 차압주택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점에서 ‘잠재 차압매물 재고’ 급증은 주택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플로리다 탬파 ‘스타라잇 리얼티’의 데보라 파머 대표는 “올 한해 주택시장은 모처럼 회복모드로 진행됐다”며 “하지만 차압매물이 급증하면 우리 지역의 경우 20만달러 초반대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 재조정 성과 미미
‘퍼스트아메리칸’의 이코노미스트인 샘 카터는 “페이먼트를 연체해 차압위기에 놓인 많은 홈오너들이 정부의 모기지 재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구제 받는다면 차압사태에 대한 우려는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차압절차에 들어간 상당수의 홈오너들은 모기지 조정을 신청해 차압과정을 중단시켰었다.
하지만 문제는 모기지 재조정 프로그램의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것. 보통 모기지 조정 신청이 거부되면 곧바로 차압 과정이 재개되며 모기지 페이먼트를 계속 못 내면 차압으로 연결된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모기지 재조정을 신청한 홈오너 70만여명 중 영구 재조정 혜택을 본 사람은 3만여명에 불과했다.
샘 카터는 “모기지 재조정 프로그램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을 본다”며 “하지만 약간의 성과는 있겠지만 그 정도로는 차압사태를 막는 데는 큰 역할을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체율 급증 침체 장기화 우려
주택차압 건수는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티트랙’은 올해 전국에서 차압되는 주택은 지난해의 320만건보다 70만건 많은 390만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차압사태에 이은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무디스 이코노미 닷컴’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현재 차압이 진행중인 많은 주택들이 시장을 냉각시키고 가격도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중 차압, 숏세일 등으로 빼앗기는 주택은 약 240만채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과 거래량 모두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차압매물 증가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1월 캘리포니아의 중간 주택가는 26만1,000달러로 전월에 비해 1.6% 상승했다. 이는 차압매물 비중이 적어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이 기간 판매된 주택 중 차압매물은 40.6%로 2008년 5월의 39.8%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트랜스유니온’의 F.J. 개리어 부회장은 “실업률이 개선되고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모기지 연체율은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플로리다 등 그동안 가격 거품이 심했던 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연체가 차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주택가 하락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차압 대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다.
경제학자인 존 휴징은 “그동안 차압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의 경우 이미 2분기에 집값이 바닥을 쳤다”며 “이로 인해 주택 구매 능력이 크게 개선되고 시장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내년에 차압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2의 차압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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