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면서 지구촌에 폭설과 이상한파가 급습했다. 미 북부는 물론 플로리다까지 강풍을 동반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미네소타는 영하 37도로 30년만의 강추위가 왔고, 남쪽 아틀란타도 영하 7도를 기록 알래스카보다 더 추운 현상이 벌어졌다. 유럽에는 지난 해 12월부터 50-60 cm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다고 한다.
지난 4일, 서울엔 25.8 cm의 눈 폭탄이 쏟아졌다. 100여 년만의 기록이라고 한다. 중국베이징에도 59년만의 폭설이 33cm나 쌓였다. 이런 극심한 추위가 몰려오면서 과연 지구가 더워진다는 ‘지구온난화’가 맞는 건지 헷갈려하고 있다. 벌써 빙하기의 시작이란 기사가 나돌 정도다.
허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이상한파도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지구기상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올 초 이상한파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단기후(extreme weather)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지구온도가 높아지면서 증발이 촉진돼 대기중 수증기가 늘어나고 그 결과 폭우, 폭설이 빈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이상한파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 응집력이 감소되고, 제트기류의 약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북극 공기의 응집력이 약해졌다는 게 무슨 뜻일까?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져서 찬 공기 덩어리의 결속력이 떨어지고, 마치 ‘북극 모자 (polar cap)’가 벗겨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 최근 북극 기온은 영하 20도로 평년보다 근 10도나 높아졌다. 빙하는 녹아 내리고 흰곰들도 서식처를 잃어 가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북극한기를 둘러싸고 회전하는 북극 제트기류도 약화됐다고 한다. 예년 겨울엔 북극 근처에 포진한 찬 공기의 소용돌이인 한랭와(寒冷渦)와 제트기류가 워낙 강해 북극한기의 남하를 막아주었었다. 헌데 올해처럼 약화될 땐 한파가 동아시아와 유럽, 북미지역으로 밀려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상전문가들은 앞으로 폭설과 이상한파현상이 빈번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 근거로 열대 중태평양의 수온이 정상보다 1.9도 정도 높은 이른바 ‘엘니뇨 모도키’ 현상을 가리킨다. 고(高)수온이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번 폭설이 주기적으로 오는 ‘북극진동(AO)’현상일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북극진동이란 북반구의 한랭와가 수십 일에서 길게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허나 지난 20 세기말부터 가속화돼온 지구온난화현상을 미루어볼 때 북극기후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현상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중략,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시인은 한계령 폭설 속에 연인과 발이 아니라 운명으로 묶이고 싶어한다. 이 눈부신 고립은 사랑이고 낭만이다. 하지만 북극 기후 이상으로 빚어진 폭설 속에 지구와 지구 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으로 묶여지는 건 결코 낭만이 아니다. 인류의 뼈아픈 고립이며 지구생존의 한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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