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조각가 안형남 작가
“예술의 골자는 인간에 있다”
한국서 첫 개인전 등 세상과 사람 속으로 소통
고 안성진 목사 막내아들…시애틀 전시회도 고려
세계적 조각가인 안형남(55)씨의 요즘 관심은 인간ㆍ소통 등에 쏠려있는 듯하다. 이는 “나이 50이 넘으니까 예술의 골자가 인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의 말에서도 확연하게 엿보인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가 하늘(하나님)의 뜻을 알고 이해하게 됐을 나이인 지천명(知天命)이 돼서야 예술이나 작가의 본질에 대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유명 아동문학가이자 시애틀연합장로교회 초대 담임이었던 고 안성진 목사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서울예고를 다니던 17살 무렵인 1973년 미국 시카고로 가족 이민을 왔고,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키네틱(Kinetic)아트’를 전공하며 회화(추상화)도 복수 전공했다.
시카고는 그의 첫 정착지요 대학을 다닌 곳이기도 하지만 초대형 컨벤션센터인 맥코믹 플레이스 도넬리 홀 앞에 스스로 빛을 발사하며 주변 소리에 반응하는 16m 높이의 거대한 철 조각을 세워 일약 세계적 조작가로 발돋움하게 해준 곳이다.
안 씨는 시카고에서‘사람에 대한 일종의 싫증’이 생겨 1988년 자연이 좋은 시애틀로 옮겼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지난해 작고한 어머니(안대선 사모), 누나인 수필가 안문자씨 등 가족이 정착해있는 머킬티오에 스튜디오를 마련한 안씨는 자연을 벗삼아,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창작해냈다
그는 “키네틱아트는 작품 자체에 시간이 개입된 것을 말하는데 철판이 바람을 따라 움직이거나, 시간이 지나면 빛이 들어온다든지, 사람이 앞으로 지나가면 소리가 나는 작품 등을 말한다”며 “머킬티오에서의 작품 활동은 빛(光)과 소리(音), 시간(時)과 공간(空)에 천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작품인 자연은 내가 만들어내는 작품보다 천배나 만배 혹은 그 이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홍수나 눈사태 등 거대한 힘까지 가지고 있는데 이를 칭송하는 것만이 예술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안 작가는 “인간 속에 들어가서 싸움도 하고 애타게 사랑도 하고, 괴로움과 슬픔도 겪고, 기쁨과 환희도 느끼는 사람의 이야기에 몰두하게 됐는데 현대 미술도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2006년 뉴욕으로 홀로 떠나 스튜디오를 차린 뒤 그곳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뉴욕은 온간 종류의 인간 군상들이 모여 사는데 그런 곳에서 부대끼며 작품의 영감을 받고 있다”며 “아무래도 뉴욕에서 인생을 마무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전자랜드, 동영문화센터, 삼익 뮤직센터 등 한국에도 그의 조각 작품이 여럿 설치돼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갤러리인에서 한국 첫 개인전, 같은 해 10월 부산 영도문화센터 개관기념 초대전을 가진 것도 세상과 인간 속으로 향하고 있는 그의 작품 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새해를 맞아 가족을 찾아온 안 작가는 “기회가 되면 시애틀 한인들을 위해서도 조그마한 전시회를 여는 계획을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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