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먼 하일라이트 필름’ 겸 ‘실망 덩어리’레지 부시
▶ “수퍼보울서 한 방에 만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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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에서 이름을 날렸던 2005년 하이즈만 트로피 수상 러닝백 레지 부시(24·뉴올리언스 세인츠). 그는 2006년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종합 2번 지명으로 밀린 게 이변이었다. 그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는 수퍼스타 재목이었다.
그러나 부시는 NFL에서 여태껏 올스타로 뽑힌 적도 없고 1,000야드 시즌을 작성한 적도 없다. 4년을 합쳐 고작 1,940야드 러싱으로 테네시 타이탄스 러닝백 크리스 잔슨이 작년에 기록한 한 시즌 합계와 비교해도 66야드가 모자란다. 게다가 2007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히지도 않았던 피에르 토마스, 그리고 드래프트가 외면한 또 다른 러닝백 마이크 벨의 백업으로 뛰고 있는 3진 신세다. 간단하게 말해 그는 ‘실패작’이다.
어쩌면 그 당시 종합 1번 지명권을 쥐고 있던 휴스턴 텍산스의 제너럴 매니저 찰리 캐설리(현 CBS 스포츠라인 분석가)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지역 팬들의 야유를 감수해 가며 대신 디펜시브엔드 마리오 윌리엄스를 뽑았다. 캐설리는 그 후 사임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현명한 선택이었다.
부시는 놀랄만한 플레이를 대수롭지 않게 해내는 재주가 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은 플레이도 스릴러로 만드는 게 문제다. 보는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스타일로 그를 다시 전체 2번 지명권으로 뽑겠다는 사람은 아마 NFL에 단 1명도 없을 것이다.
부시는 NFL에서 4년 동안 펌블 13개를 쏟아내고, 수많은 패스를 떨어뜨리고, 워낙 많이 다쳐 주로 패스 플레이 때만 기용되는 3진으로 밀린 ‘실망 덩어리’다. 이런 ‘스페셜리스트’는 샌디에고 차저스의 대런 스프롤스처럼 4라운드에서 130번째로 뽑아야 잘 건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부시는 또 부상이 따라다니는 선수로 지난 3년 동안 정규시즌 48경기 중 12경기에 빠진 것도 문제다.
그러나 지난 1월16일 세인츠가 애리조나 카디널스를 45-14로 완파한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부시가 터뜨린 터치다운 플레이들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83야드 펀트리턴과 46야드 러싱 터치다운을 보면 그가 왜 ‘휴먼 하일라이트 필름’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오는 7일 열릴 수퍼보울 XLIV(44)에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가 경계해야 할 세인츠의 ‘무기’가 또 하나 수면으로 떠오른 것.
콜츠 라인배커 클린트 세션은 부시에 대해 “한 동안 조용했지만 ‘괴물’에 대해 알아야 한다. 괴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괴물의 스피드를 존중하고, 눈여겨보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는 라인배커 스피드로 막을 수 없는 초고속 러닝백이라 때로는 와이드리시버에 붙여야 할 코너백을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래저래 ‘미스매치’가 생겨 골치 아픈 친구다.
한편 부시는 2일 수퍼보울 미디어데이에서 “여태껏 기대에 못 미친 내 프로 커리어에 대해서는 내 자신이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NFL 역대 최고 선수가 되는 게 목적”이라며 “수퍼보울 MVP를 노리고 있다”는 야심을 밝혔다.
세인츠도 열세가 예상되고 있는 마당에 부시가 전체 2번 지명 선수의 가치를 바로 이번 기회에 입증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규태 기자>
수퍼보울 XLIV(44)는 세인츠 러닝백 레지 부시(25번)의 ‘명예회복’도 관건이다. (AP)
그 동안 실망만 안겨줬던 세인츠 러닝백 레지 부시. 그에게 이번 수퍼보울은 그 모든 것을 한 방에 만회할 기회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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