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역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각지의 청소년들 사이에 충치 등 치과질환이 만연돼 있으며 이는 해당학생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행동장애와 학습능력 저하로 연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소수계 언론연합 뉴 아메리카 미디어(NAM)는 2일 베이지역 등 각급학교 실태와 의료기관 자료를 곁들여 이같이 보도했다.
아시아계 5세 소년이 알라메다에 있는 한 치과의원에서 90여분에 걸쳐 충치로 망가진 어금니 6개를 뽑아내고 8개를 땜질하는 장면으로 시작된 이 기사는 치료를 맡은 데이빗 페리 치과전문의의 말을 빌어 “이 소년의 치아문제는 또래들 사이에서 별난 사례가 아니다”고 전했다. 페리 박사가 오클랜드의 치아건강재단(DHF) 이사장으로 있던 2004년과 2005년 직접 진찰한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까지 2만1,000여명 중 75%가 충치를 앓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클랜드 어린이병원(OCH)의 데이빗 로스맨 소아치과전문의 역시 “유치원생의 50%가 충치를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라메다카운티 공중보건국의 자레든 파인 치아건강담당관은 “그것은 학생들의 결석율을 높이고 나아가 학업성취도를 낮추는 일종의 전염병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2000년 발표된 미국일반외과학회 보고서에서도 “치아부패는 어린이들의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천식보다 5배, 발열보다 7배나 많은 조용한 전염병”으로 묘사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치아질환과 학업성적의 상관성 부분이다. 관련보고서에 따르면, 5세부터 17세까지의 K-12 학생들이 치아질환 때문에 결석하는 일수가 1년에 총 200만일에 달한다. 소아치과 전문의들은 이밖에도 치아가 썩은 어린이들은 잘 웃지도 잘 말하지도 않으며 교실에서 주의력도 산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해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등 부차적 악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엘소브란테와 리치몬드 등지에서 중학교 교사로 재직해온 칼 스미스씨는 “치아가 부실하면 보다 자주 결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증언했다. 캘리포니아 각지 어린이들의 건강에 관련된 300개 이상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는 키즈데이타.org에 따르면, 초중고 어린이 중 약 20%는 건강보험에 들지 않았고, 13%는 한번도 치과에 가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히스패닉계 초등학생들의 충치비율은 무려 72%로 백인 초등학생들(48%)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인 등 아시아계의 충치비율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주정부가 지원하던 아동치아질환 예방프로그램이 재정난을 이유로 작년에 중단돼 캘리포니아 어린이들의 치아건강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였다. 이 프로그램 수혜자 30여만명이 대부분 무료급식을 받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이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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