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문 장기 해외전훈과 평가전에 돈 물 쓰듯
김정일 3남 정은 후계체제 다지기 위한 방책설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에 대한 전례없이 파격적인 전방위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월드컵 대표팀 일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북한축구의 파격적인 행보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은 프랑스 낭트에 인근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11일 동안 담금질하며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렀다. 이어 11월에는 브라질 프로팀 소로카바를 평양으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가졌고 이후 남아공을 찾아가 현지 적응을 하며 현지 프로팀, 잠비아와 평가전을 갖기도 했다. 이어 카타르 4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북한은 터키 안탈리아로 넘어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무려 35일 동안의 장기 전지훈련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한은 다음 달 또 다시 칠레, 베네수엘라, 파나마 등 중남미로 또 다시 장기 전지훈련을 떠나고 그 기간 칠레, 멕시코와 잇달아 A매치를 치른다. 5월에는 스위스로 전지훈련을 떠나 5월25일 그리스와 평가전을 가진 뒤 6월초 짐바브웨로 건너가 현지적응을 마친 뒤 결전지 남아공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장기간 전지훈련과 평가전에는 상당한 돈이 들어간다. 한국대표팀은 최근 남아공,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20여일간 전지훈련과 세차례 평가전에만 7억원 가량 돈을 썼다.
게다가 북한은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줘야 하는 세계적인 감독 영입에도 뛰어들었다. 러시아축구협회가 연봉 800만달러를 지급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역시 수백만 달러를 받았던 스벤 예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게 영입 제안을 넣었던 사실은 이미 북한이 축구대표팀 지원측면에선 한국 등 다른 본선팀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넉넉한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파격적인 지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핵심 고위층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며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이미 후계자로 내정한 셋째 아들 정은의 후계 체제를 조기에 정착시키는데 남아공월드컵을 활용하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이미 북한은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얻자 “이번 월드컵축구 본선에 참가하게 된 것도 김정은의 체육 부분에 대한 세심한 지도와 배려에 따라 이루어진 큰 성과”라고 선전하고 나섰다. 북한 축구대표팀도 지난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때 김정은을 가리키는 ‘김대장’을 따르자는 내용의 노래 ‘발걸음’을 부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북한은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과 G조에 편성됐다. 16강 진출은 고사하고 승점 1을 챙기기도 버거운 최악의 대진운이다. 하지만 북한이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브라질이나 포르투갈 등을 상대로 승리하거나 무승부라도 이끌어낸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김정일 위원장이 이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포장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선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J리그에서 뛰는 북한의 스트라이커 정대세의 모습.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