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연일 대한민국 선수단의 금메달 행진이 이어지면서 한인사회에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갈수록 칼 퇴근족이 늘고 있는가 하면 밤 늦게까지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느라 다음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한인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 일부 스포츠 매니아들은 생업을 뒷전으로 한 채 아예 밴쿠버 시간에 맞춰 놓고 대한민국 응원에 여념이 없다. 직장인 박 모(32)씨는 요즘 출근 후 졸음과의 싸움이 일상이 돼 버렸다. 대부분 올림픽 TV생중계가 심야에 이뤄지는 관계로 보통 새벽 12~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매일 밤 TV시청을 하느라 낮에는 비몽사몽일 때가 많다”며 “매일 경기를 ‘보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고 있지만 한국선수들이 너무 잘 싸워주고 있어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매니아인 최(36)모씨에게는 올핌픽이 가정생활의 적이 될 판이다. 올림픽이 시작된 후 현지 경기시간에 맞춰 생활하고 있는 최 씨는 “모든 한국선수 출전 경기시간표를 오차 없이 짜놓고 낮에는 가게에서 ‘인터넷’으로, 밤에는 집에서 ‘TV’를 통해 관전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올림픽이 돈 벌어주냐’며 목소리를 올리는 아내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넋두리를 했다. 칼 퇴근족들이 늘고 있는 현상도 올림픽이 만들어낸 새로운 한인사회의 풍속도다.
일반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귀가하는 바람에 모임도 1차에서 파하기 일쑤다. 콜택시에 종사하는 이(53) 모씨는 “가뜩이나 불경기에 손님이 떨어진 상황에 올림픽이 개막된 후에는 더욱 밤시간에 손님이 없다”며 불평했다.한인 여가생활의 한 몫을 차지하는 비디오 시청도 시들해지기는 마찬가지. 비디오업소 관계자는 “특히 한국 대표팀의 주요경기가 있는 날은 손님이 뚝 떨어진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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