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m서는 미국의 마지막 주자 샤니 데이비스에
0.18초차로 역사적 2관왕 신화 아깝게 무산
여자 숏트랙 500m 모두 결승진출 실패
남자 숏트트랙은 모두 1위로 결승 올라
역사적인 동계올림픽 2관왕 신화가 눈앞에 다가왔다가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모태범(21)은 이틀전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에서 은메달을 보태며 밴쿠버 동계올림픽 최고스타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17일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치러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승에서 모태범은 1분09초12를 기록, 세계기록 보유자인 미국의 ‘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1분08초94)에 0.18초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1,000m에서 흑인선수론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냈던 데이비스는 이날 마지막 조로 나서 막판 눈부신 스퍼트로 모태범을 추월,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동메달은 역시 미국의 채드 헤드릭(1분09초32)이 차지했다. 이로써 모태범은 한국이 처음 출전한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 이후 62년 만에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 개 이상의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500m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뒤 주종목인 1,000m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 모태범은 이날 전체 16조로 아웃코스에서 토리노 동계올림픽 5,000m 금메달리스트인 헤드릭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모태범은 첫 200m를 16초39, 600m를 41초75에 주파하며 모두 그때까지 가장 빠른 기록을 찍었고 결국 막판 빠르게 추격해 온 헤드릭을 0.20초차로 따돌리고 중간순위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그때부턴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17, 18조 경기가 끝나면서 아무도 그를 추월하지 못해 마지막 19조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데이비스와 문준만이 남게 되자 최소한 동메달은 확보했다. 그리고 데이비스가 첫 200m를 16초73, 600m를 42초01에 통과, 계속 모태범의 페이스보다 뒤지자 2관왕 꿈은 현실이 된 듯 했다.
하지만 최강자 데이비스의 막판 스퍼트는 눈부셨다. 마지막 1바퀴에서 역주를 거듭한 데이비스는 1분08초94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모태범을 0.18초 차로 추월해 금메달을 가져갔고 모태범은 아쉽지만 너무도 값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 생애 5번째 동계올림픽에 도전한 맏형 이규혁은 초반 스피드는 좋았지만 막판 스퍼트 부족으로 1분09초92의 기록으로 9위에 그치며 동계올림픽 도전을 노메달로 마쳤다. 또 문준(1분10초68)과 이기호(1분12초33)는 각각 18위와 36위를 차지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벌어진 여자 숏트랙 500m에서 이은별과 조해리, 박승희가 나섰으나 모두 결승진출에 실패해 취약종목인 단거리에서 다시 한 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남자 1,000m에선 성시백, 이정수, 이호석이 모두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고 남자 5,000m 릴레이에서도 이호석, 성시백, 곽윤기, 김성일이 나서 2위 미국을 여유있게 누르고 1위로 결승에 올랐다.
<김동우 기자>
모태범이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손가락 2개를 들어올려 두 번째 메달을 자축하고 있다. 오른쪽은 0.18초 차이로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 <연합>
숏트랙 1,000m 예선에 나선 성시백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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