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대회로 기억에 남게 됐다. 철저한 비인기 종목이라는 굴레와 열악한 국내 기반 시설의 이중고를 뚫고 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무려 3개의 금메달을 확보하는 기적의 장면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단거리뿐 아니라 아시아인의 한계라는 장거리 종목에서도 금메달 소식을 알리면서 국제무대에서 명실상부한 ‘스피드 강국’으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 금메달 17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 등 총 31개의 메달을 땄다. 하지만 숏트랙을 제외하면 1992년 알베르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은메달, 2006년 토리노 대회 때 역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이강석이 딴 동메달이 전부였다. 말 그대로 숏트랙의 잔치였다.
하지만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스피드스케이팅은 180도 변했고, 연이은 금메달 소식으로 전 세계 언론의 스팟라이트를 받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한국체대)가 남녀 500m를 석권했고 남자 10,000m에서는 이승훈(한국체대)이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단숨에 빙속 최강국으로 우뚝 섰다.
그뿐 아니다. 모태범과 이승훈은 각각 1,000m와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하며 ‘빙속 강국’ 북유럽 국가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장기적인 지원이 만든 금메달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밴쿠버 2010 프로젝트’를 마련, 숏트랙에 집중된 메달 편식을 끝내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의 동반 발전에 전력을 쏟았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지난해 7월부터 캐나다 캘거리와 밴쿠버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실전훈련을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 대한 적응도 일찌감치 마쳤다.
20여명의 대표팀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참가에 드는 비용은 매년 6억원 정도다. 빙상연맹의 한 해 예산이 35억원 수준인 것을 비교하면 파격적인 지원이었다.
◇숏트랙의 장점을 이식하라 ‘퓨전훈련’
스피드스케이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숏트랙 훈련과 접목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 숏트랙이 처음 접목된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은 초반 100m 이후 첫 코너링에서 누가 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가속을 하느냐에 승부가 결정된다. 자칫 코너에서 속도를 너무 내면 원심력을 견디지 못해 넘어지거나 균형을 잡으려고 감속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들은 지난해 여름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숏트랙 스케이트화를 신고 코너링 훈련에 집중해왔다.
모태범(왼쪽부터), 이상화, 이승훈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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