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실업률 10%시대 ‘Job의 전쟁’ >
미국 전역의 고용사정은 최악을 벗어나고 있지만 조지아주 1월 실업률은 10.4%로 역대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한인들의 구직에 비상이 걸렸다. 2010년 새해가 되면 경기가 점차 풀리고 일자리도 조금씩 생길 것으로 기대했던 실직자들은 더욱 한숨만 깊게 내쉬고 있다.
최근 조지아노동청이 내놓은 통계는 조지아의 실업률은 2년반가까이 전국 실업률을 계속 웃돌고 있고, 지난 3일 미 연준이 발표한 ‘베이지북’은 12개 지역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중 9개 지역은 경기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애틀랜타지역 등 3곳은 여전히 침체상태라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경기불황이 시작된 200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약 13만명의 노동자가 줄어들었다. 비공식통계까지 합하면 15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청 통계에 따르면 일자리가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과 건축업, 그리고 영세한 자영업종 등 대부분 한인들이 몰려있는 업종이다.
이러다보니 실업자뿐만 아니라 대학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못구해 전전긍긍하는가 하면 인턴 모집에 수백명이 몰리는 구직경쟁을 보이기도 한다. 바늘구명 같은 구직전쟁을 피하려 아예 구직을 단념하는 사람들도 꽤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애틀랜타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LA지역도 실업률이 12.5%를 기록해 한인 구직자들이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김의석 회장은 “새해들어 경기회복을 기대해보지만 아직 회원업소 대부분은 가까운 시일내에 직원을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직난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턴-파트타임 안가리고 몰려
대학 졸업하자마자 백수생활
월급 줄고 근무 늘어도 ‘다행’
주부들도 부업찾아 동분서주
■일자리는 별따기
한인타운의 경우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축, 융자, 부동산업 분야의 일자리 감소로 새 직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신입사원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탓에 대학 졸업생들은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어디든 출근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기존 직장인들도 새해들어 더 경기가 위축되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월급봉투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07년 UCLA를 졸업한 하워드 홍(28)씨는 지난 연말에 LA에서 애틀랜타로 직장을 구하려 옮겨왔지만 별다른 수확없이 몇달째 여기저기 이력서만 내놓고 있는 상태다. LA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도 참석했지만 별무 성과가 없었다.
고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던 홍씨는 이미 자격증도 획득하고 모든 자격요건을 갖췄지만 ‘선생님’ 직함 얻기가 쉽지 않아 아예 다른 직종을 찾아 나선 상태다.
홍씨는 “최근 지방정부가 교육예산 삭감으로 되려 교직원을 대규모 감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교직은 당분간 포기한 상태이다라며 일단 어디든 취업하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막막함을 호소했다.
■치열한 구직경쟁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구직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인회사의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턴이나 파트타임, 정직원 채용 계획이 알려지기가 무섭게 이력서가 날아든다는 것. 채용계획이 없는 회사에도 수시로 문의전화가 오거나 지인을 통해 이력서가 접수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조지아텍 웹사이트 게시판에도 구직광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도라빌에 있는 한 한인회사는 지난달 영업직과 사무직 채용공고를 냈다. 사무직 1명을 뽑는 자리였는데 100장에 가까운 이력서가 도착했다.
특히 사무직이었던 까닭에 전직 은행원과 교사, 언론업계 종사자, 그리고 한국에서 대기업에 다녔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이 회사 관계자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력서부터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의 이력서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지원했다.
이 지역 명문대에서 우수하게 공부한 20대를 뽑았는데 평소 같으면 우리같은 조그마한 회사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경기상황이 비교적 나았던 지난해 10월에 애틀랜타한국일보가 사원모집 공고를 냈을 때도 인턴분야 지원자만 126명에 달했다.
■ 붙어 있는게 그나마 다행
한인기업중 비교적 안정된 회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감원과 임금을 줄이고 있다. T회사는 지난 10월에 1차로 긴축에 들어가면서 인원을 15% 줄이고 임금을 10% 삭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더 떨어지자 1월말에 2차로 비용줄이기에 나섰다. 인원을 더 줄이고 임금을 다시 더 내렸다.
사무부서에서 4년째 일하는 최 모(36)씨는 두차례 구조조정을 해 업무량이 배로 늘어나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지만 경기상황이 어려운만큼 서로들 격려하며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월급이 줄었지만 그나마 붙어있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어려운 고비가 내 자신의 역량을 돌아보고 회사의 발전방향을 많이 생각하는 기회가 된것 같다며 직장인으로서의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업 찾아 삼만리
스와니에에 거주하는 제니 김(34)씨는 지난해 11월 다니던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져 회사동료들이 휴일도 반납하고 밤늦게 까지 일했지만 밀린 급료도 못받고 결굴 동료 3명과 함께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김씨는 비교적 안정된 기술로 그동안 직장걱정을 안했었는데 최근 몇달간 새 직장을 구하려 고생한 이후 최근 경기상황을 실감했다며 조그마한 부업이든, 뭐든지 달려들어서 일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줄리 박(42)씨는 올해 초부터 학생으로 변신했다. 가정주부였던 박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이 뚝 떨어져 직업전선으로 나섰다.
과거엔 다운타운에서 의류가게를 운영한 경험도 있는 그녀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몇달동안 직장을 구하려 다녀봤지만 어디도 박씨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결국 박씨는 일주일에 두번 토, 일요일 저녁 몇시간 음식점에서 서빙일을 구했다.
박씨처럼 남들이 꺼리는 시간이나 업종에서 파트타임 일을 알아보는 한인들도 크게 늘었다.
남편의 감봉으로 월급이 줄거나 비즈니스가 힘들어지면서 여성들이 부업을 많이 찾고 있는 것도 최근 두드러진 현상이다. <김선엽 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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