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파이터” vs “난공불락 맷집”
파퀴아오 낙승 전망 속 전문가들‘접전’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어쩌면 눈부신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경기를 위해, 어쩌면 복싱역사에서 가장 큰 스테디엄에서 링에 오른다.
13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스테디엄에서 펼쳐지는 WBO(세계복싱기구) 웰터급(147파운드 이하) 타이틀 매치에서 파퀴아오(31)는 가나 출신의 자슈아 클로티(30)와 격돌한다. 전 세계 복싱팬들이 기대했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의 ‘수퍼 파이트’가 협상과정에서 경기전 혈액검사를 고집한 메이웨더측 요구로 결렬되면서 ‘꿩 대신 닭’ 격으로 이뤄진 매치업이어서 세계 복싱팬들은 압도적으로 파퀴아오의 낙승을 점치고 있지만 생각만큼 일방적인 경기가 아니다. 복싱 전문가들은 상대인 클로티가 결코 만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주목하며 세계 복싱 최고의 ‘파운드-포-파운드’ 복서인 파퀴아오(50승2무3패 37KO)가 우세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일반 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경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명도의 큰 격차로 인해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5대1로 파퀴아오의 우세를 내건 상태다.
한때 세계 웰터급 챔피언을 지낸 클로티(35승3패 20KO)는 전적에서 보듯 펀치 파괴력도 만만치 않지만 그에게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난공불락의 맷집이다. 그냥 펀치를 견뎌내는 맷집만 좋은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 현 세계 복싱 최고의 수비형 복서로 평가받는 선수다. 지금까지 그가 당한 3패 중 1패는 실격, 나머지 2패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패였고 그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KO는커녕 다운된 적도 없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상대의 어떤 펀치라도 다 블락해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더구나 클로티는 147파운드로 링에 오르지만 실제 평소 체중은 160파운드에 육박해 파퀴아오보다 훨씬 크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링에 오르는 그는 파퀴아오로서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위험한 상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파퀴아오의 승리를 점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지금껏 그보다 훨씬 큰 탑 복서들을 완벽하게 압도하며 여기까지 온 한마디로 최고의 복서이기 때문이다. 프로모터 밥 애럼은 파퀴아오에 대해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처럼 양손에서 똑같은 파워를 뿜어내지 못했다”면서 “그는 내가 본 최고의 파이터”라고 단정한다. 12년전 112파운드 급에서 전 세계타이틀을 따낸 뒤 147파운드까지 35파운드를 점프하며 7개 체급을 석권하는 동안 파퀴아오는 펀치력과 스피드, 경기운영에서 모두 파운드-포-파운드 베스트로 꼽혀왔다. 더구나 그는 그 어떤 상대라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준비하는 성실한 자세로 인해 그 어떤 챔피언보다도 이변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적은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필리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파퀴아오는 이 경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당선될 경우 복싱에서 은퇴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는 은퇴 가능성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클로티와의 대결이 그의 마지막 복싱매치가 될 수도 있는 것. 무려 12억달러를 투입해 세워진 ‘NFL판 타지마할’ 카우보이스 스테디엄에서 5만여명의 복싱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갖는 경기라면 전설적인 ‘팩맨’ 파퀴아오의 고별매치로서 손색이 없을지 모른다. 아쉬운 것은 그 상대가 메이웨더가 아니었다는 사실 뿐이다. 이 경기는 오후 6시부터 페이어뷰(pay-per-view)로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매니 파퀴아오(왼쪽)가 12일 계체량 후 자슈아 클로티와 서로 노려보는 포즈를 취하다 어색함에 웃음을 터뜨렸다. 클로티 역시 웃음을 참지 못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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