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앞서다 2골 내줘…뮌헨에 원정골로‘분루’
박지성-네빌 빼고 부상 루니 깜짝 기용 무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가 원정 다득점 규정에 걸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박지성을 아예 엔트리에서 빼고 7일 8강 홈 2차전에 나선 맨U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3-2로 승리했으나 1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한 탓에 1, 2차전 합계 4-4가 되며 원정골에서 2-1로 뒤져 탈락했다. 또 프랑스 팀끼리 맞붙은 또 다른 8강전에선 올림피크 리옹이 보르도 원정에서 0-1로 패했으나 1차전 3-1 승리 덕에 합계 3-2로 승리, 4강에 올라 바이에른 뮌헨과 결승티켓을 다투게 됐다. 이로써 올해 챔피언스리그 패권은 바이에른 대 리옹, 바르셀로나 대 인터밀란의 4강 대결로 압축됐다. 이날 맨U의 탈락으로 잉글랜드는 7년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한 팀도 올려놓지 못했다.
7일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맨U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물론 지난 1차전에서 캡틴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수비수 게리 네빌까지 아에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대신 발목부상중이던 웨인 루니를 선발로 내보내는 변칙수를 던졌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루니는 뛰지 못할 것이며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던 것은 완전한 연막전술이었다.
이날 꼭 이겨야만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맨U는 루니를 정점으로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포진시키는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섰고 경기 시작부터 잇달아 뮌헨의 골문을 열어제쳐 파거슨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듯 했다. 전반 3분만에 루니의 패스를 받은 대런 깁슨이 아크 오른쪽에서 대포알같은 오른발 슛으로 선취골을 뽑아낸 데 이어 7분에는 오른쪽을 돌파한 발렌시아가 올려준 볼을 나니가 환상적인 뒤꿈치 킥으로 추가골을 보태 순식간에 2골차 리드를 잡았다. 이어 41분에는 발렌시아가 다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찔러준 공을 루니가 흘려주자 나니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차 넣어 리드를 3-0으로 벌렸고 맨U의 4강행은 탄탄대로에 접어든 듯 했다.
하지만 ‘전차군단’의 자존심 뮌헨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불과 2분뒤 이비카 올리치가 한 골을 만회해 2골차로 좁히며 한 골만 더 보태면 원정골로 앞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설상가상으로 맨U는 후반 시작 5분만에 이미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오른쪽 풀백 라파엘 다 실바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뛰게 돼 4강행이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퍼거슨 감독은 결국 후반 10분 루니를 불러들이고 존 오셔를 내보내 수비 구멍부터 메웠으나 뮌헨은 계속 맨U 문전을 위협하다 후반 29분 프랭크 리베리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아르옌 로벤이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 맨U 골문을 꿰뚫으며 마침내 승리 쪽으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맨U는 이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라이언 긱스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으나 끝내 안방탈락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고 뮌헨은 2000-01 시즌이후 9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복귀했다.
<김동우 기자>
뮌헨의 아르옌 로벤이 코너킥을 직접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 맨U를 침몰시키는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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