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조태환권(戶曹兌煥券)은 한국 역사상 최초의 지폐로 기록돼 있다.
고종 29년인 1892년 인천 전환국의 설치와 함께 지폐를 발행하여 새로 제조될 새 지폐, 즉 은화 또는 동화와 엽전과의 교환, 정리 업무를 맡아 볼 태환서가 서울에 설치된다. 여기에서 50냥, 20냥, 10냥, 5냥 등 4종류의 호조 태환권을 제작했는데, 이는 태환(兌煥·바꿈)할 수 있는 한국 역사 최초의 지폐로서 근대식 인쇄 기술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태환 지폐를 구화(엽전. 상평통보)와 교환 발행함으로써 당시 혼돈된 화폐를 정비하고 새 지폐의 제조량을 증가시켜 새 지폐와 교환할 계획이었으나, 통용되지 못한 채 고종 30년(1893년)에 소각된다.
이는 고종이 전환국 설치 당시 25만원의 대부조건으로 전환국의 감독권을 부여했던 일본인 마스터와 태환서의 방판으로 근무했던 일본인 오오미 사이에 암투가 벌어져 마스터의 차관을 정리하고 전환국의 운영권을 인수받으면서 방계기관이었던 태환서도 폐지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시 예정대로 호조태환권이 발행됐다면 호조태환권이 조선의 금융 본위가 돼 일본이나 외세의 침탈을 한층 저지하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재 호조태환권 원판 4종류 중 현존하고 있는 원판은 한국은행 화폐 박물관에 보관 중인 50량권 뿐이다. 또한 고종 30년 당시 전량 소각된 지폐 중 남아있는 지폐는 10량권 4매 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노열 기자>
호조태환권 10량권 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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