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양박’골로
일본에 2-0 완승
태극전사들이 ‘이겨도 본전’일 뻔 했던 영원한 맞수 일본과의 한판대결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24일 새벽(LA시간)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월드컵스테디엄에서 벌어진 통산 72번째 한일전은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진다는 점에서 한국입장에선 부담만 큰 다소 껄끄러운 경기였다. 일본은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에서 맞붙을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중 어느 팀을 가상한 스파링 파트너로도 보기 어려웠기에 딱 들어맞을 평가전 의미가 없었던 반면 자칫 한일전에서 패한다면 월드컵을 앞두고 팀 분위기가 얼어붙은 가능성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주요선수들의 부상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낭패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캡틴’ 박지성의 환상적인 선취골과 ‘천재’ 박주영의 깔끔한 쐐기골로 이런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내며 남아공으로 가는 여정의 1차 기착지인 오스트리아를 향해 기분좋게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선수와 감독 시절 일본에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허정무 감독은 경기 전 승부보다는 주전 및 엔트리경쟁과 전술점검에 주요 의미를 두었지만 골키퍼 정성룡과 공격수 염기훈, 미드필더 김정우 등 3명을 제외한 8명을 해외파로 한 스타팅 11을 내보내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박주영을 선발에서 제외한 것은 재부상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방책.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캡틴’ 박지성은 전반 6분 일본 수비진 4~5명 사이를 꿰뚫는 자신감 넘치는 환상 드리블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승리를 알리는 결승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에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후반 추가시간에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2-0 승리를 확정지었다.
허정무 감독이 목표했던 대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한편 박주영을 아끼고도 부상 선수 없이 기분 좋은 승리를 일궈 자신감마저 충전한 것이다. 더구나 전반 이근호-염기훈 투톱을 내세운 4-4-2 포메이션에서 박주영이 들어간 뒤 4-2-3-1 포메이션으로 바꾸는 전술 변화 실험까지 좋은 결과를 얻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소득이었다.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대표팀 합류가 늦어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 때 뛰지 못했던 이근호와 수비수 이영표도 활발한 움직임과 측면 돌파로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얻을 것이 많지 않다며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한일전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허정무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지난 2월 `도쿄 대첩’을 사이타마에서 재현하며 기분 좋게 마지막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떠날 수 있게 됐다.
반면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이날 한일전에 승부수를 걸었던 일본은 참담한 패배로 축제분위기에서 초상집 분위기로 분위기가 돌변했다. 6만여 홈팬들앞에서 한국을 꺾고 기세를 올리려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의 압박에 밀렸다”며 완패를 인정해야 했고 “일본축구협회장에게 내가 물러나야 하는지 물었는데 계속 맡으라고 하더라. 계속 전진할 수밖에 없다”고 침통해 했다.
‘캡틴’ 박지성이 환상적인 선취골을 뽑아낸 뒤 침묵에 빠진 일본의 ‘울트라 닛폰’ 응원단에게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합>
경기종료직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허정무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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