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잘 한 것일까, 그리스가 못한 것일까.
한국의 남아공월드컵 첫 상대인 그리스가 북한과 평가전에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5일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그리스는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와 안겔로스 하리스테아스가 전·후반 한 골씩을 뽑았지만 북한의 골잡이 정대세에게 두 골을 내줘 결국 2-2로 비겼다.
이날 그리스는 최전방에 테오파니스 게카스, 좌·우에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 디미트리오스 살핀기디스를 내세운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평소 사용하는 스리백보다 공격적 성향인 포백을 들고 나선 것은 본선에서 만날 한국을 염두에 둔 전술시험으로 분석된다. 백업인 골키퍼 미하일 시파키스와 오른쪽 윙백 루카스 빈트라를 제외하면 전원 주전급인 팀이었다. 이에 맞선 북한은 홍영조-정대세-문인국으로 공격진을 꾸려 그리스의 골문을 노렸다.
그리스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카추라니스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카라구니스가 북한 미드필드 왼쪽에서 프리킥을 차올리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키르기아코스가 헤딩으로 반대쪽으로 떨어뜨려줬고, 카추라니스가 골문으로 달려들며 차 넣었다.
하지만 북한도 만만찮았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은 북한은 23분만에 정대세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리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홍영조가 살짝 정대세에게 내주자 정대세는 아크 쪽으로 툭툭 치고 나가다 강한 오른발슛을 날렸고 볼은 수비수 맞고 굴절된 뒤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북한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28분 아크 오른쪽 쪽에서 홍영조가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가고, 1분 뒤 정대세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북한으로서는 몇 차례 아쉬운 순간이 지나갔다. 전반 32분 정대세가 골 지역 왼쪽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날린 왼발 터닝슛도 골키퍼에게 걸렸다. 북한은 신장은 좋지만 민첩성이나 스피드가 떨어지는 그리스 수비 라인의 허점을 노려 짧은 패스 연결로 중앙 돌파를 시도했고 날카로운 역습과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앞세워 잇달아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시작하면서 오토 레하겔 그리스 대표팀 감독은 다섯 명의 선수를 바꿨고 후반 3분만에 카라구니스의 프리킥 때 하리스테아스가 골문으로 달려들며 오른발슛으로 다시 북한 골문을 열어 앞서 나갔다.
하지만 북한은 정대세가 후반 7분 박남철이 롱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그리스 골망을 흔들어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후반 22분에는 문인국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고 4분 뒤 리준일의 왼발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전세를 뒤집을 기회를 놓쳤다. 전체적으로 북한의 날카로운 역습과 위협적인 중거리슛이 그리스가 자랑하는 철벽 수비를 압도한 경기였다.
그리스의 기오르고스 카라구니스(10번)가 북한 안영학을 제치고 문전으로 돌진하고 있다. <연합>
북한의 두 골을 혼자 뽑아낸 골잡이 정대세.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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