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다짐했던 44년만에 재대결 결과는 참담했다. 북한이 포르투갈에 충격적인 0-7 참패를 당해 44년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두 게임 만에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21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스테디엄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 경기에서 북한은 포르투갈에게 후반에만 무려 6골을 두들겨 맞고 0-7로 무참한 패배를 당했다. 전반 29분 선제골을 내주긴 했으나 강호 포르투갈에 전혀 밀리지 않는 대등한 경기를 하던 북한은 후반 8분 추가골을 내준 뒤부터 마치 홍수에 둑이 터진 것처럼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후반 10분과 15분 3, 4번째 골을 허용, 7분 간격을 두고 내리 3골을 먹어 순식간에 0-4로 뒤진 북한은 후반 종반에도 36분, 42분, 44분 등 8분 동안에 3골을 더 내줘 0-7이란 치욕적인 스코어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2패를 당한 북한은 남은 코트디부아르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이 좌절됐고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5로 역전패했던 한을 푸는 데도 실패했다.
장대비가 뿌리는 가운데 펼쳐진 경기에서 북한은 전반 포르투갈에 크게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했다. 전반 6분 리카르도 카르바요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위기를 넘긴 북한은 10분 차정혁의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응수한 뒤 17분에는 홍영조, 23분에는 지윤남이 각각 위협적인 오른발 강슛을 뿜어내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포르투갈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9분 티아고의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킬패스를 받은 라울 메이렐레스가 논스탑 오른발슛으로 북한 골문을 갈라 선취골을 뽑아낸 포르투갈은 이후 서서히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하지만 그래도 후반 초반까지는 비교적 일진일퇴로 전개돼 북한에게 희망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날 패하면 탈락이 확정되는 북한은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었고 포르투갈은 앞으로 나온 북한 수비의 허점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후반 8분 파비우 코엔트랑의 패스를 받은 시망이 단독찬스에서 2번째 골을 뽑았고 2분 뒤에는 왼쪽을 돌파한 코엔트랑의 크로스를 우고 알메이다가 헤딩으로 밀어넣은 데 이어 또 5분 뒤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티아고가 4번째 골을 터뜨리는 등 7분동안 3골을 터뜨려 단숨에 4-0으로 달아나 승부를 끝내버렸다. 하지만 불행히도 북한의 수난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후반 19, 23, 25, 27분 잇달아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놓친 포르투갈은 36분 북한 수비수 실책에 편승한 교체멤버 리에드손이 골을 뽑아낸 뒤 6분 뒤 호날두가 대회 첫 골을 신고하고 44분 티아고가 헤딩골을 보태는 등 또 다시 8분동안 3골을 더 뿜어내 7-0의 대승을 자축했다. 포르투갈(1승1무)은 이 대승으로 골득실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죽음의 G조’에서 브라질(2승)과 함께 16강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다.
<김동우 기자>
포르투갈 선수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북한의 정대세가 패배의 아픔을 삭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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