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미국
▶ 각각 우루과이 가나에 1-2 석패 월드컵 8강 좌절
빗줄기를 뚫고 열심히 싸웠다. 그러나 아쉬움의 탄식이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월드컵 8강 신화 재현은 이뤄지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아깝게 져 탈락했다. 내용에서 앞선 경기를 펼치며 선전했지만 이청용의 동점골이 터진 후로는 우루과이를 계속 압박하지 못한 결과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경기 두 번째 골을 얻어맞고 잔뜩 부풀렸던 8강, 4강 진출의 꿈을 접었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났던 우루과이에 당했던 뼈아픈 0-1 패배를 설욕하지 못한 채 역대 A매치 상대전적도 5전 전패의 절대적인 열세에 놓였다.
허정무 감독은 4-4-2 대신 4-2-3-1 전형을 8강 진출을 위한 필승 카드로 내놨다. 박주영을 원톱에 세우고 염기훈 대신 김재성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둔 ‘지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승부수였다.
논란이 많았던 오른쪽 풀백으로는 발이 빠른 오범석을 대신해 몸싸움이 좋은 차두리를 계속 기용했고 골대는 4경기 연속 정성룡이 지켰다.
그러나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던 한국은 전반 5분 ‘골대 불운’에 가슴을 쳤다. 박지성이 돌파하다가 막시 페레이라의 파울로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박주영의 슛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것.
한국은 3분 뒤 골키퍼 정성룡의 실책성 플레이로 우루과이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왼쪽 측면 깊숙이 침투한 포를란은 카바니가 대각선 후방에서 길게 공을 올려주자 바로 반대쪽으로 땅볼 크로스를 건넸다. 정성룡이 잡지 못하고 흘려보낸 공을 오른쪽 골지역 왼쪽으로 빠르게 침투해온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 모서리로 차넣었다.
0-1로 뒤진 태극전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강한 투지로 공격의 고삐를 죄었지만 조별리그 3 경기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던 우루과이 수비진의 방패는 견고했다.
후반 들어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태극전사들의 추격 의지는 식지 않았다. 경기는 계속 우루과이 쪽에서 진행됐다.
그래도 우루과이의 빗장이 열리지 않자 허정무 감독은 후반 15분 김재성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다.
쉴 새 없이 우루과이 문전을 두드리다 이청용이 마침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23분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줬다. 공은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왼쪽으로 굴절됐고 이청용이 골지역으로 달려들며 헤딩슛을 꽂았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 이어 두 번째 골을 뽑은 뒤 유니폼의 호랑이 마크에 입맞춤하는 세리머니를 했고 허정무 감독은 기쁨에 주먹을 불끈 쥐고 정해성, 김현태 코치와 포옹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때부터 페널티킥 승부를 의식한 듯 ‘지지 않는 축구’로 돌아간 모습을 보이더니 후반 35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선제골의 주인공인 수아레스가 또 한 번 뚫리며 땅을 쳤다.
수아레스는 코너킥이 헤딩 경합 과정에서 뒤로 흐르자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김정우를 살짝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 찼다. 공은 포물선을 그린 뒤 오른쪽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한국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왔지만 후반 41분 이동국이 찬 공은 골키퍼를 뚫고 나간 반면 골대까지 굴러갈 힘이 없었다. 빗맞는 바람에 너무 약해 골대를 향해 천천히 흘러가는 공을 우루과이 수비수가 침착하게 처리하며 마지막 찬스가 날아갔다.
우루과이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가운데 염기훈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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