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선제골 넣었지만
네덜란드에 1-2 역전패
2006년에 이어 2회연속
월드컵 8강 탈락‘눈물’
영원한 우승후보인 ‘무적의 삼바군단’ 브라질이 침몰했다. 경기 초반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뽑고도 네덜란드에 후반 내리 2골을 내줘 1-2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월드컵 통산 6번째 우승도전이 좌절됐다.
2일 남아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월드컵 8강전 첫 경기에서 브라질은 전반 10분만에 호비뉴의 멋진 선제골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후반 8분만에 브라질의 월드컵 역사상 첫 자책골로 동점골을 내준 뒤 후반 23분 네덜란드의 웨슬리 스나이더에게 헤딩 역전골을 내줘 1-2로 충격적인 고배를 마셨다. 월드컵 무대에서 두 차례 결승까지 올랐으나 모두 개최국에 패해 우승일보직전에서 멈춰 섰던 네덜란드는 이날 FIFA(국제축구연맹) 1위의 대어 브라질을 낚으며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만에 4강에 복귀했고 사상 첫 우승에 2승 앞으로 다가섰다. 네덜란드는 이어진 경기에서 극적인 막판 드라마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한 우루과이와 오는 6일 결승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브라질의 출발은 환상적이었다. 만만치 않은 강호인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맞아 전반 8분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긴 했으나 한 번 네덜란드 골네트를 출렁인 뒤 2분 뒤인 전반 10분 환상적인 킬패스 한 방으로 선취골을 뽑아냈다. 센터서클 한 복판에서 볼을 잡은 펠리페 멜루가 수비라인 사이를 꿰뚫는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 넣자 절묘한 타이밍으로 뛰어들어간 호비뉴가 이를 논스탑 오른발슛으로 연결, 네덜란드 골문을 열어 제쳤다. 기세가 오른 브라질은 계속 네덜란드 골문을 위협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을 추가골을 노렸다. 25분 다니 알베스의 오른쪽 크로스를 후안이 강력한 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간 뒤 31분에는 호비뉴의 절묘한 왼쪽 측면 돌파로 만든 찬스에게 카카의 그림같은 오른발슛이 터졌으나 골키퍼 마르텐 스테켈렌베르흐가 몸을 날리며 간신히 쳐내 피니시블로를 놓쳤다.
하지만 이때부터는 로빈 반 페르시, 더르크 카윗, 아르옌 로번, 스나이더 등 호화 라인업을 앞세운 네덜란드의 반격이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스나디어와 로번의 위협적인 슛으로 브라질을 압박하기 시작한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더욱 공세를 강화했고 후반 8분만에 브라질 골키퍼와 수비수의 실책에 편승,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오른쪽에서 스나이더가 올린 예리한 크로스가 뛰쳐나온 골키퍼 훌리오 세자르가 쳐내기 앞서 멜루의 머리에 맞고 브라질 골문에 꽂혔고 여기서부터 승부의 추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브라질과 네덜란드는 서로 득점찬스를 교환하며 일진일퇴 공방전을 펼쳤으나 네덜란드는 후반 23분 회심의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오른쪽 코너킥을 로번이 날카롭게 올리자 앞에 있던 카윗이 백헤딩을 했고 이를 문전에 있던 5피트7인치 단신 스나이더가 날카로운 헤딩으로 연결, 천금의 역전골을 터뜨렸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사태를 맞은 브라질은 이후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 역사상 첫 자책골을 기록한 멜루는 5분 뒤인 후반 28분 로번에게 태클을 한 뒤 일어나면서 로번의 허벅지를 발로 밟아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며 팀의 추격의지에 치명타를 안기고 말았다. 이후 남은 30여분동안 10명이 뛰면서도 브라질은 계속해서 네덜란드의 문전을 위협했으나 39분 역습상황에서 카카의 왼발슛이 수비수 태클에 걸리는 등 아쉬운 장면만 만들어냈을 뿐 끝내 네덜란드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결국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 이어 2연속 월드컵에서 8강 탈락의 비운을 맞았다.
<김동우 기자>
고개를 떨군채 필드를 떠나는 브라질의 플레이메이커 카카. (AP)
네덜란드 선수들이 브라질을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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