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에스타 결승골로
네덜란드에 1-0
80년 한 풀었다
116분을 달려온 ‘패스의 달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가 처음이자 마지막 슛 한 방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무너지면서 스페인이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이니에스타는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연장 후반 11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조국 스페인의 1-0 승리를 안겨줬다.
이니에스타의 한 방으로 스페인은 1930년 제1회 월드컵이 열린 이후 80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역대 최다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과 이탈리아(4회), 독일(3회),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이상 2회), 잉글랜드, 프랑스(이상 1회)에 이어 여덟 번째로 월드컵 우승국 대열에 합류한 것.
말 그대로 극적인 순간이었다. 9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벌어진 이날 결승전에서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치열한 허리싸움을 펼쳤고, 전후반 90분 동안 서로 골 그물을 흔들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스페인이 짧고 빠른 패스로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거친 플레이로 맞선 네덜란드는 후반전에 아르연 로번(뮌헨)이 두 차례나 스페인의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얻었지만 모두 골을 넣는데 실패하면서 승리를 스스로 날리고 말았다.
연장전에 들어간 스페인은 연장 전반 4분 만에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가 네덜란드 골키퍼와 독대하는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연장전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승부차기라는 최후의 승부가 예상되는 순간 9만여명의 관중은 일제히 탄성을 터트렸다.
네덜란드는 연장 후반 4분 헤이팅아가 뚫고 들어오는 이네에스타를 저지하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타격이 컸고, 이후 ‘비기기 작전’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공격을 하다가 7분 만에 결정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연장 후반 11분 연장전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된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파브레가스가 아크 정면에서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이니에스타에게 넘겼다. 볼이 투입된 순간 오프사이드를 피해 쇄도한 이니에스타는 침착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그토록 열리지 않았던 네덜란드의 골문을 강하게 흔들었다.
이날 선발 투입된 이니에스타가 날린 첫 번째 슛이 결승골이 되는 순간이었다. 조별리그 칠레와 경기에서 첫 골을 맛봤던 이니에스타는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이자 자신의 A매치 49경기 출전에서 8번째 골이 ‘역사의 골’이 되는 기쁨을 누렸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는 팀 동료인 샤비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맛보면서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의 주축 멤버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이니에스타는 특히 170㎝의 단신에 체격은 물론 체력적으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뛰어난 발재간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약점을 보완하면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거듭났다.
결승골의 주인공 이니에스타가 월드컵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P)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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