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는 조광래 감독이 중동의 강호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 2차전에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한국은 7일 새벽(LA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마수드 쇼자에이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고배를 마셨다. 이 패배로 한국은 이란과 상대 전적에서 8승7무9패로 열세가 됐고 특히 2006년 9월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이란과 1-1로 비긴 이후 최근 6경기에서 4무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조광래 감독은 이날 박주영(AS모나코)을 중심으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이 좌우날개를 펼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셀틱)과 윤빛가람(경남), 좌우 윙백에는 이영표(알 힐랄)와 최효진(서울)이 나섰고 스리백에는 A매치 출전 경험이 1경기에 불과한 김영권(도쿄)과 홍정호(제주)가 중앙 수비수 이정수(알 사드)와 함께 나섰다. 골문은 정성룡이 지켰다.
하지만 한국축구를 너무도 잘 아는 압신 고트비 감독이 이끄는 이란은 예상 밖으로 거칠고 강했고 한국은 전반 시작과 함께 결정적 찬스를 놓치며 분위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해프라인 인근에서 상대 볼을 가로챈 이청용이 전방 박주영에게 패스한 뒤 역습기회에서 박주영의 리턴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으나 선방에 걸려 일찌감치 리드를 잡을 기회를 놓쳤다.
이후엔 이란의 공세가 거세게 몰아쳤다. 전반 13분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한국 문전을 파고든 뒤 아크 정면에서 자바드 네코남(오사수나)이 슛을 때렸으나 정성룡의 가슴에 안겼고, 29분에는 마수드 쇼자에이(오사수나)가 패스를 받은 페만 누리(말라반)가 때린 왼발슛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한국은 결국 전반 34분 이영표의 백패스가 페만 누리에게 가로채이는 뼈아픈 실수가 나오면서 누리의 패스를 받아 쇼자에이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시작 직후에도 교체 투입된 김정우가 볼을 뺏기는 바람에 또 한 번의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정성룡이 몸을 던지는 선방으로 간신히 추가실점을 면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한국은 후반 30분 결정적 동점 찬스를 잡았다. 이청용이 이란 문전으로 날카롭게 찔러주자 박주영이 뛰어들며 왼발로 방향을 살짝 틀었으나 이란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에 막혀 동점골이 무산됐다. 이후 한국은 더 이상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조광래 감독은 후반 33분 이청용 대신 석현준(AFC아약스)을 기용하는 등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보지 못했던 선수들을 점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조 감독은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패싱게임이 되지 않았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열심히 뛴 선수들과 성원해 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전반 이란에 결승골을 내준 뒤 박지성(왼쪽)과 기성용이 실망과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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