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재활센터를 가다
남가주에만 한인 정신지체 장애인이 3,5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제대로 된 재활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인 등 아시안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재활훈련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시안 재활센터(ARS)의 ‘홀로서기’ 교육 현장을 찾았다.
자바시장 인근에 정신지체자 공동체 이뤄
한인 38명 등 70여명… 진지한 자립훈련
LA 다운타운의 자바시장 인근에 자리한 ARS는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하나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행동양식을 배우고 상품 포장 같은 간단한 노동경험을 통해 사회성을 체득하고 있다.
작업장에서 상품 포장에 열중하고 있는 장애인들은 기자를 보자 반갑게 인사를 건넨 후에도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고 있어 정상인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단지 작업속도가 정상인에 비해 느릴 뿐이라는 것이 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30년째 이곳에서 재활훈련을 받고 있는 한인 문 박(75) 할아버지는 어눌한 말투지만 “노는 것보다 이 곳 친구들과 같이 지내고 일하는 게 좋다”고 또박또박 분명한 어투로 말했다.
1972년 한 교회 지하실에서 8명의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시작한 이 센터에는 한인 발달장애인 38명을 포함해 70여명이 사회복지 전문가들로부터 홀로서기를 배우고 있다.
이들을 돕고 있는 스티븐 윤 매니저는 “장애인 고용지원 프로그램이 있지만 사회의 ‘선입견’ 때문에 발달장애인이 일자리 찾기가 힘들다”며 “이들은 단지 일반인보다 정신연령이나 지식수준이 낮을 뿐 일자리가 주어지기만 한다면 일반인보다 훨씬 더 열심히 작업에 몰두한다”고 이들의 일자리 필요성을 강조한다.
센터 측은 교육생 중 10%만이 일반 사업장에서 일자리를 얻을 뿐 나머지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 이들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 매니저는 “채용이 힘들다면 상품 포장 같은 대행 일거리라도 우리 센터에 맡겨 준다면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인 기업들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은 ‘자폐증, 다운증후군, 간질, 정신지체’ 등의 지적 장애를 가진 이들로 재활교육 없이는 일반인과 같은 사회생활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회성 적응교육(PBSA)과 재활훈련을 통해 이들도 정상인 못지않은 제 몫을 해낼 수 있게 된다.
PBSA를 전담하고 있는 김민지씨는 “일반인과 차이가 있다면 사회규범과 행동양식을 배우는 시간이 남보다 다소 늦을 뿐”이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SSI를 통해 최저생계가 보장되지만 누구보다도 이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센터는 최근 정부 보조금 삭감과 후원 감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무료로 제공하던 점심마저 끊긴 상태. 윤 매니저는 “대부분 혼자 살거나 합숙소에 거주하는 한인 장애인들은 한식을 먹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한인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후원문의 (213)743-9242, www. aisanrehab.org
<김형재 기자>
아시안 재활센터의 한인 등 아시아계 발달장애인들이 사회규범과 행동양식을 배우며 홀로서기를 꿈꾸고 있다. 이 센터에는 한인 장애인 38명이 집중적인 재활교육을 받고 있다. 이 센터의 전문 상담사들과 장애인들이 환한 표정으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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