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1월 2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경기부양을 위한 2차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QE)는 더 이상 정책금리를 더 낮출 수 없게 된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연준은 수천억달러 규모로 장기물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2조달러 가까운 채권매입을 단행했기 때문에 이번에 추가로 채권매입이 결정되면 이는 2차 양적완화(QE2)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2차 양적완화가 소기의 목적대로 경기부양에 성공할 수 있을까.
31일 CNN머니는 시장에서는 연준의 2차 양적완화 조치 시행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며, 특히 연준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고 보도했다.
양적완화는 정책금리의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과는 달리 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동원되는 조치다.
이 때문에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우려된다.
양적완화는 연준에 의한 직접적인 통화증발이기 때문에 자산거품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경기부양의 목적과 달리 증시의 유동성 장세를 불러오고 상품시장에 투기를 부추겨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금(金)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이유가 바로 연준의 양적완화의 결과물이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양적완화는 달러화 약세를 초래하고 이는 환율전쟁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양적완화 조치가 경기부양이라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면 이론적으로는 실질 금리를 낮춰줌으로써 기업이나 가계가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되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게 연준의 생각이다.
그러나 현재 기업이나 가계가 금융비용이 과중해서 돈을 끌어다 쓰지 못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기업은 현금이 넘쳐나고 가계의 저축률은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들이 은행대출을 꺼리는 것은 향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지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서가 아니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채권왕 빌 그로스 등은 양적완화가 어리석은 조치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로스는 미국경제가 일본의 경우처럼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고 주장한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연준의 추가 부양조치가 더 이상 아무런 약효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2008년 금융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미국 경제를 살려내는데 1차 양적완화가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2차 양적완화에 대해서도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다.
이코노믹 사이클 리서치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랙시먼 애츄던은 CNN머니와의 회견에서 1차 양적완화 당시에는 연준이 기업어음(CP)을 직접 사들이 조치를 비롯해 비상의 수단을 총동원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2차 양적완화의 경우 타이밍을 놓친 뒷북 조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둔화가 시작된 올해 초에 2차 양적완화를 단행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연준 내부의 반발도 간단치 않다. FOMC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이사 가운데 1명인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캔자스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2차 양적완화는 악마와 거래하는 것"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호니그 총재는 경기가 느리지만 계속 회복 중이라면서 추가 부양조치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폴 애쉬워스는 연준의 정책결정권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연준이 경기부양에 충분한 정도로 채권매입을 단행하는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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