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선거 전 마지막 토요일인 30일(현지시간) 밤, 자택이 있는 시카고 하이드파크에 소재한 시카고대학 ‘미드웨이 플레장스’ 공원에서 대규모 군중 집회를 열며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섰다.
현지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석자를 3만5천 명으로 추정했다.
행사 전날 발표된 예멘발 폭탄 추정물 도착 예정지가 시카고지역 두 곳의 유대교 회당으로 밝혀짐에 따라 집회 현장에서는 "공항 수준의 철저한 보안 검색"이 진행됐다. 이 때문에 행사장 입구에서 보안 검색을 받기 위해 늘어선 줄이 500m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밤 7시30분께 연단에 등장, "헬로 시카고. 집에 왔습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향 마을 사람들로부터 환호받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2008 대선 승리의 주역인 시카고와 일리노이 민주당 유권자들이 다시 한 번 집결, 투표 참여를 통해 변하지 않은 의지와 믿음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공화당은 일은 않고 그저 오바마 반대만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유지될 때 지금까지 어렵게 추진해온 오바마 어젠다들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이 깊은 수렁에 빠뜨린 것을 민주당이 찾으러 내려갔다. 공화당은 도와주러 내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민주당이 간신히 꺼내놓으니 공화당은 키를 달라고 한다"며 "우리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선택할 것인가, 이 지경에서 우리를 살려낼 사람들을 선택할 것인가"라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리노이 변호사 출신으로 미국의 16대 대통령을 역임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말을 인용,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것이 정치"라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하나된 미국을 위해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공조 체제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했다.
일리노이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으로 공석이 돼 흔히 ‘오바마 자리’로 불리는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때문에 ‘오바마의 안방’ 시카고와 일리노이 지역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민주당의 전국적인 승리 못지 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초선 주재무관 알렉시 지눌리어스(34,민주)와 연방하원 5선의 공화당 중진 마크 커크(51)가 맞붙은 연방상원의원 선거 및 팻 퀸(61,민주) 일리노이주지사와 일리노이 농촌지역 출신의 보수주의자 빌 브래디(49,공화) 후보가 경쟁하는 주지사 선거는 모두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선 가운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대학생 층을 비롯한 청년 유권자들과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일리노이 민주당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중도 개혁파 성향의 커크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시카고 대중 집회는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일리노이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공화당 대 민주당의 싸움이 아닌 커크와 지눌리어스 간의 경쟁이라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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