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나빠지면서 급증 추세…있지도 않은 일자리 미끼로 유혹
취약한 노동시장이 미국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 그러나 사기꾼들에게는 돈 벌기에 더할 수 없는 조건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있지도 않은 일자리들을 미끼로 실직자들로부터 거액을 뜯어내고 있다.
돈을 보내면 바텐터나 주택 감정사 혹은 소매상들을 위한 ‘시크릿 샤퍼’로 일하게 해주겠다며 돈을 뜯어가는 이런 종류의 사기는 오랫동안 있어 왔다. 하지만 1,500만 미국인들이 실직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사기꾼들이 이들을 먹이로 노리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소비자 보호단체와 법 집행기관들은 밝히고 있다. “이런 사기는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사기꾼들에게는 더 할 수 없는 기회가 되고 있으며 생계가 절실한 사람들이 이에 걸려든다”고 사기 단속을 전담하는 LA 연방검찰의 엘린 린지 검사는 말했다.
다수를 상대로 소액 사취 수법
생계 절박한 사람들 걸려들어
“BBB 조회만 해도 피해 예방”
연방당국이 취업관련 사기 건수를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비즈니스 증진국’(BBB)은 이런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이 기관에 접수된 재택 고용 관련 사기고발은 거의 3,000건에 달했다. 이것은 경기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2007년 같은 기간 접수된 1,200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BBB의 대변인은 설명했다.
4명 아이의 엄마로서 실업자인 폰타나의 이다 히메네즈는 200달러를 내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그녀에게 200달러는 큰 돈이었다. 이메일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하루에 60분만 있으면 집에서 하루 225달러 이상을 쉽게 벌 수 있는 확실한 길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단서가 하나 있었다. 제조업체들의 리베이트를 청구하는 일을 시작하기 전 지침서를 받는데 197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너무나 좋은 기회처럼 보였다. 결국 누군가 서류작업을 해야 할 일이라고 히메네즈는 생각했으며 그로서리 구입을 줄여 돈을 만들었다. 지침서는 도착하지 않았으며 히메네즈는 환불을 받으려 시간을 소비하다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취업 사기꾼들은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이들은 투자 사기꾼들과 대조된다. 투자 사기꾼들은 소수의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을 편취하는 반면 이들은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소액을 사취한다. 액수가 작으니 돈을 쉽게 포기할 것이라는 계산을 한다. 그래서 사기는 늘어나고 당국의 단속을 피해간다.
실직자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별 대응 수단이 없어 가장 취약한 목표물이 된다. 린지 검사는 “사기꾼들은 목표물이 대개 가난하고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런 범죄는 정말 지저분하며 이런 피해를 당해도 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스테반 포도로비치는 무려 8만명의 구직자들로부터 610만달러를 사취했다. 1인당 75달러 꼴이다. 그러다 지난 2008년 검찰에 적발됐다. 연방검찰은 산타 이네즈 주민인 포도로비치가 있지도 않은 바텐더와 시크릿 샤퍼 일자리를 주겠다며 구직자들로부터 자격증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고 말했다. LA 연방대배심은 지난 7월 포도로비치를 10건의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내년 3월 선고를 받을 예정이며 최대형량은 200년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형사 기소는 흔하지 않다. 연장거래위원회는 지난 2009년 마이클 앨런 브룩스와 그가 소유한 어바인 소재 펜브룩 컴퍼니를 기소했다. 히메네즈가 당했던 수법의 리베이트 처리 사기혐의였다. 연방거래위원회는 판사로부터 760만달러 판결을 받아냈다. 브룩스는 벌금으로 12만5,000달러를 내고 자신이 소유한 다른 회사들의 매각을 통해 얻는 수익금을 내기로 당국과 합의했다. 그리고 다시는 재택 일자리 관련 비즈니스를 하지 않겠다는데 합의했다.
이런 처벌이 야디라 부리세노에게는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도 리베이트 처리 일자리를 위해 197달러를 지불했다.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된 후 그녀와 남편은 수주일 동안 환불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회계클래스 등록을 위해 써야할 돈을 사기에 걸려 날리고 말았다. 그녀는 “내가 모르는 회사로부터는 더 이상 어떤 물건도 온라인으로 구입하지 않는다. 사기꾼들은 당신의 처지를 이용한다. 이런 인간들이 합의금을 내고 빠져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분개했다.
사기꾼들은 시대의 흐름에 빨리 적응한다. 채무 조정과 모기지 재조정 사기는 경기침체기에 번성한다. 전 LA 레이커스 선수인 제이 빈센트는 높은 실업률과 차압률을 이용해 자신의 고향인 미시건과 전국의 구직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다 걸렸다. 기소장은 빈센트와 파트너가 2만명을 상대로 200만달러를 사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문과 온라인 광고를 이용해 구직자들에게 은행을 위한 차압주택 인스펙션 일자리를 주겠다고 속였다. 이들은 신청자의 신원확인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나 신원확인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들 가운데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빈센트는 지난 9월28일 우편사기와 허위 세금보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내년 2월 선고를 받을 예정이다.
LA검찰은 최근 일부비양심적인 영화사들이 오디션 명목으로 배우들로부터 돈을 사취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탤런트 회사들은 배우가 역할을 따면 커미션을 받을 수 있지만 선수금을 받을 수는 없다고 LA검찰 소비자 보호담당 마크 램버트 검사는 밝혔다. 그는 “잡 인터뷰나 오디션 명목으로 돈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BB의 한 관계자는 구직자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그 기업에 대한 온라인으로 조사해 볼 것을 조언했다. 이상하다 싶으면 직접 연락해 확인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먼저 돈을 요구할 경우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소비자 혹은 구직자가 미리 돈을 내야하는 경우로 이것은 적색경보라 보면 된다”고 연방검찰의 로지나 비마니 검사는 말했다. 그는 “BBB에 회사 이름을 조회만 해 봐도 괜찮은 일자리인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