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교란 우려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이 발표한 6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의 발표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서 드러나듯 미 연준의 이번 조치는 자국내 경기부양엔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다른 나라엔 외환시장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이번 조치가 통화 전쟁과 보호주의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준이 달러를 찍어내면 이는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런 과잉유동성은 브라질부터 한국에 이르기까지 해외 각국의 통화 절상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경쟁력에도 타격을 줄뿐 아니라 외환시장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양적 완화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현재 미국 기업들은 자금이 부족해서 투자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투자를 중단하고 채용에 나서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을 추가 공급한다고 투자와 채용이 되살아날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연준의 자금공급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가속화하면 이는 전 세계 각국의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는 장기간에 걸친 효과인데다 실현 가능성도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달러 하락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임이 확실한 상황이며 이는 국내 시장에도 유입돼 원화 절상과 인플레 압력 증가, 외환시장 교란 등의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하락으로 투자할 곳이 없는 막대한 달러 자금이 원자재 시장이나 신흥 시장에 대거 몰려들면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외환시장에도 혼란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달러 자금이 채권시장에 대거 유입되면 금리 인상의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통화신용정책의 운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국 인민은행의 샤빈(夏斌) 통화정책위원이 연준의 2차 양적 완화 조치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비난한 것이나,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양적 완화 조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부작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관계자는 "글로벌 과잉유동성이 국내 금융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양적 완화 조치가 일본 등 여타 국가로 확산되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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