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 인도 순방의 주요 의제의 하나는 C-17 화물기 10대를 팔기로 한 보잉사의 계약을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이미 오래 전 미국 관리와 보잉사 측이 토대를 닦아 놓은 이 계약은 외국 방위산업체들이 인도와 추진 중인 무기 판매 작업의 하나다. 오바마에 이어 프랑스와 러시아 대통령도 올해 안으로 뉴델리를 방문, 무기 판매를 추진할 예정이다.
돈이 넘치면서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인도는 요즘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수 년 간 예산이 늘면서 고급 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인도는 비행기, 배, 미사일 등을 러시아 수입 일변도에서 다변화하고 있다.
러시아 의존에서 탈피, 미국·프랑스로 다변화
인도 정부의 복잡한 규제, 무원칙이 걸림돌
백악관은 인도 기동 타격대가 사용할 화물기인 C-17의 판매를 지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지역적으로 인도를 중국의 대항마로 쓰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그러나 더 큰 것은 돈이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무기 구매를 줄이자 보잉과 록히드 마틴 같은 회사들은 인도를 생명선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인도 시장을 개척하려는 미국 회사들은 아직도 많은 정치적 관료적 장애물에 직면하고 있다. 대통령의 이번 순방 목적에는 이런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도가 미국에 너무 의존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미국을 새롭고 검증되지 않은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며 주적인 파키스탄에 무기를 공급하는 나라로 보고 있다.
인도 안보 문제를 연구하는 전담반의 의장인 전직 제독 라자 메논은 미국은 인도에서의 무기 판매에 관한 한 “핸디캡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
인도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 에미리트 연방과 같은 최대 무기 수입국이 될 여지는 많다. 2008년 말 뭄바이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도 무기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의지를 부추겼다. 당시 바다를 통해 잠입한 테러리스트들은 160명을 죽였다.
무기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의 책임자인 탐 캡틴은 “뭄바이에서 일어난 사건만큼 인도인들의 국방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릴 비롯한 전문가들은 인도 국방 예산이 연 7~8% 증가하면 향후 5년간 무기 구매에만 500~800억달러를 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 관리들은 파키스탄 말고도 인도가 1998년 핵 실험을 하자 미국이 부과한 제재 조치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인도에 대한 무기 수출이나 핵 실험과 관련된 인도 회사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 이 조치들은 2001년 대부분 철폐됐다. 그러나 이 조치로 미국에 대한 의구심이 남게 됐다. 퇴역 제독 메논은 “미국은 필요하면 무기 수출을 중단할 것이란 의심이 인도 관리들 사이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인도 관리들은 아직도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판매 금지와 같은 제한 조건이 남아 있는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도 관리들은 이번 오바마 순방 중 이에 대해 항의할 예정이다. 또 하나 장애물은 인도가 무기 판매 시 흔히 따라 붙는 군사 기밀 보호 조건에 서명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인도는 또 무기를 사는 조건으로 외국 회사들이 인도 하청업체들에게 일감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방위 산업체 수준이 너무 낮아 일감을 줘도 처리할 능력이 없다. 미국 관리들은 이 문제에도 인도가 융통성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도의 무기 구매 과정이 너무 혼란스러워 계약을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미국 관리들은 말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코언은 “인도가 돈은 있지만 전략적인 방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도의 무기 현대화 계획 규모가 워낙 커 비즈니스 거리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잉의 인도 담당 부사장 비벡 랄은 “포텐셜이 너무 커 여러 나라 여러 회사가 참여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 중 가장 큰 것의 하나는 100억달러를 들여 낡은 러시아 전투기를 126대의 새 전투기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보잉, 록히드 마틴, 유럽의 4개 회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내년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오바마가 미국 물건을 추천하는 것과 같이 프랑스의 사르코지나 러시아의 메드베데프도 인도에 와 자기 나라 물건을 사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미국 회사들은 헬리콥터와 미사일 등 계약도 따내려 애쓰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2007년 인도가 10억달러를 들여 주문한 6대의 C-130J 화물기 중 하나를 곧 넘길 예정이다. 보잉은 2009년 따낸 21억 달러짜리 계약에 따라 해상 정찰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
미국 중역들은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인도 회사들과 잘 협력해 인도 내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미국 회사들은 힌두스탄 에로노틱스와 같은 정부 회사와 함께 합작 회사를 만들었다. 보잉은 2007년 이 회사와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힌두스탄은 보잉 777기의 부품을 만들고 있다. 인도 최대 재벌인 타타 그룹은 11월 인도에서는 처음으로 시코스키 S-92 헬기의 캐빈을 제작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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