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100m도 금
내일 1,500m 도전

2연속 3관왕

한국 수영의 날이었다. 간판스타 박태환(21)이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수영 사상 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기록을 새로 썼고 바로 다음 레이스에선 정다래(19)가 한국여자선수론 12년만에 아시안게임 수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17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ｍ 결승에서 48초70의 한국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48초94)을 0.24초 단축한 것. 박태환에 이어 루즈우(중국)가 48초98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아시아 기록(48초49) 보유자인 후지이 다쿠로(일본)는 49초37로 동메달에 그쳤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100m에선 4년 전 도하대회에서 땄던 은메달을 금으로 업그레이드하며 2대회 연속 3관왕을 확보했다. 박태환은 도하대회 때 200m, 400m와 함께 1,500m에서 우승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200m와 400m에 100m까지 단거리 3종목을 휩쓸었고 단체전인 릴레이에서 동메달 2개를 보탰으며 아직도 마지막 개인종목인 1,500m를 남겨놓고 있다. 2개 대회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수확한 박태환은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금 5)를 넘어서 한국 수영 사상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을 새로 썼다.

예선에서 49초85의 기록으로 전체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른 박태환은 4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는데 출발 반응 속도는 0.69초로 루즈우와 같았지만 박태환은 초반 50ｍ 구간에서는 23초71로 선두로 나선 루즈우에 0.31초 뒤진 24초02로 5위에 그쳐 메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태환은 50ｍ 구간을 돌자마자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쟁자들을 하나씩 따라잡았고 결국 결승선을 20여ｍ 정도 남기고 선두로 나섰고 골인 직후 기록을 확인하고 포효했다.

한편 박태환 우승레이스에 이어 벌어진 여자 평영 200m에선 정다래가 2분25초0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가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배영 100ㆍ200ｍ, 개인혼영 200ｍ),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ㆍ200ｍ)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와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접영 200ｍ)에 이어 정다래가 세 번째다.

예선에서 2분27초07로 전체 16명 중 1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른 정다래는 처음 50ｍ 구간을 32초89로 스즈키 사토미(일본·32초61)에 이어 2위로 돌았지만 100ｍ 구간을 돌 때 스즈키를 0.04초차로 제쳤고 이후 리드를 빼앗기지 않는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정다래는 우승이 확정 된 후 인터뷰에서 감격에 북받쳐 줄곧 흐느끼는 바람에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정도였는데 “금메달은 생각지도 못했다. 100m를 턴하고 돌아섰는데 내 앞에 아무도 없길 래 우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흐느꼈다.

네티즌들 사이에 ‘얼짱 스타’로 알려진 정다래는 엉뚱하면서도 톡톡 튀는 말과 행동으로 대표팀 내에서 ‘4차원 소녀’로 통했는데 이날도 “지금 누가 가장 보고 싶냐”는 질문에 “(성)동현”이라고 깜찍하게 답했고 ‘동현’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다래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복싱 국가대표 2진”이라고 당당하게 밝혀 화제가 됐다.


자유형 100m에서 이번 대회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이 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연합>

여자 평영 2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한 정다래가 기록을 확인한 뒤 감격에 울먹이자 옆 레인의 리에 가네토(일본)가 축하해 주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