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캡틴’ 박지성이 1월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
“내년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확고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끝내 대표팀 은퇴의사를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본인이 직접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맨U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안게임 합류에 대한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 데 이어 이번엔 부친인 박성종씨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이 박지성이 태극전사로 나서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대 반전이 없는 한 내년 1월 아시안컵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박지성의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박성종씨는 16일 제주도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축구 대표팀과 명지대와의 연습경기를 지켜보면서 취재진과 만나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의사를 전달했다.
박씨는 박지성이 이미 지난해 6월 “월드컵 4강도 이뤄본 상황에서 아시안컵 우승에 욕심이 있다. 대표팀 은퇴시기는 2011년 아시안컵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후배들에게도 이청용(볼턴) 같은 선수가 또 나오려면 자신이 대표팀에서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지성이가 없다고 절대 대표팀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어 “지성이가 워낙 설렁설렁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다 모든 것을 다 잘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기에 A매치 때문에 한국을 다녀올 때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의사도 박지성이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면 수술했던 무릎에 물이 찰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최근 한일전을 치르지 않으면서 체력을 아낄 수 있어 지금 잘하는 것 같다. 한국을 다녀오면 10일 이상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지성은 팀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도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와중에 아시안컵을 위해 3주간 팀을 떠나있어야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드러내 대표팀 은퇴를 생각하고 있음을 간접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아시안컵 출전에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한편으론 지금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는 와중에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다. 하지만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은 항상 즐거웠다. 내가 없어도 맨U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니 지금은 대표팀에 집중하고 그 뒤에 맨U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장 사이를 읽어보면 대표팀 은퇴를 생각하고 있음이 뚜렷하게 보인다.
박지성은 오는 26일 선덜랜드와의 경기를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며 아시안컵이 벌어지는 약 3주동안 리버풀, 토튼햄과의 경기 등 7경기를 뛰지 못할 전망이다.
박지성이 맨U의 마지막 7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 4골을 터뜨렸고 이 가운데 지난달 울버햄프턴전과 지난 13일 아스날전에선 결승골을 터뜨려 맨U가 이 기간중 5승2무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로 올라서는데 큰 역할을 해낸 것을 감안하면 이 시점에서 공백기를 가져야 하는 것에 대한 박지성의 아쉬움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축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박지성이 겨우 29세 나이에 대표팀에서 물러난다면 대표팀 전력에 엄청난 타격이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조광래 감독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지 그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발등의 불이 됐다. 조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진출하려면 박지성의 힘이 필요하다”면서 “박지성과 대표팀 은퇴시기를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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