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골잡이 박주영 무릎부상으로 아시안컵 결장
극적결승골 터뜨리고 세리머니 중 다쳐 안타까움
조광래 감독 “박지성 시프트 가동해 위기 넘을 것”
다음달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51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조광래호가 가장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간판 골잡이인 박주영(25·AS모나코)이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무산된 것. 특히 더욱 안타깝고 아쉬운 것은 박주영의 부상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박주영은 지난 22일 FC소쇼와 홈경기에서 후반 인저리타임에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 6게임 무승 행진에 허덕이던 소속팀 AS모나코에 짜릿한 2-1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에서 너무도 혹독한 대가를 지불하고 말았다. 평소대로 골을 넣은 뒤 감사를 위해 무릎 꿇은 그를 환호하던 동료들이 덮쳤고 그 과정에서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고 말았다. 최근 유럽을 덮친 한파로 인해 얼음장처럼 딱딱해진 필드에서 경기하느라 이상을 느끼던 박주영의 오른쪽 무릎이 강한 압박의 충격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아시안컵 출전차 귀국한 박주영을 진찰한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과정에서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가 났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지난 24일 저녁때 박주영이 병원으로 찾아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다친 부위를 확인했다”며 “무릎 뼈를 덮은 연골 일부가 벗겨져 나가면서 뼈가 드러나 통증이 왔다.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4주 이상은 쉬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아시안컵은 나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 박사는 “2년 전 찍어놨던 박주영의 무릎 사진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예전과 다른 부위를 찾아내 정확하게 다친 곳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6일 대표팀을 이끌고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출국한 조광래 감독은 출국 전 전화 인터뷰에서 박주영의 부상으로 인한 이탈에 대해 “현재로선 대책이 없다. 빨리 극복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캡틴 박지성의 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리고 유병수나 지동원 가운데 한 명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우는 소위 ‘박주영 시프트’를 예고했던 조 감독은 박주영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어쩔 수 없이 ‘박지성 시프트’를 꺼내 들게 됐다. 박지성을 왼쪽 측면이 아닌 처진 스트라이커로 사용하면서 전체적인 팀 공격의 조율을 맡기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박지성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이동해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최전방 공격수의 배후를 지원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박지성 자리에는 염기훈(수원)과 손흥민(함부르크) 등 측면 자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이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돌파와 함께 날카로운 패스로 측면과 전방 공격수에게 볼을 내주고, 기회가 생기면 스스로 득점에 가담하라는 게 조 감독의 시나리오다. 그는 특히 “박주영이 빠진 것은 위기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도 될 수 있다. 손흥민을 비롯해 유병수와 김신욱, 지동원 등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박지성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팀 전체를 이끄는 역할에 더 중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박지성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팀워크를 더 견고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소쇼전에서 종료직전 박주영이 결승골을 터뜨리자 AS모나코 동료들이 그를 덮치고 있다. 박주영은 이 와중에 무릎을 다쳐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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