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요? 우리들의 친근한 이웃이죠.”
라티노 선교단체 굿스푼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가 본보와 공동으로 실시한 ‘한-라티노 이민자 의식 및 커뮤니티 실태조사(KOLA Survey Report)’가 두 민족 간의 오해를 불식하고 유대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료들이 많아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언어와 문화가 크게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한인들이 라티노 주민들을 불편하게 생각해왔던 것과는 달리 설문에 응했던 라티노들은 76%가 “한인들이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대답<1월31일자 1면 보도>, 의외의 결과였다는 게 한인사회의 대체적인 반응. 그러나 라티노들의 한인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며 한인들이 스스로에 대해 오히려 잘 모르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재억 목사는 “주로 비즈니스를 매개로 맺어지는 한-라티노 관계는 라티노들이 다른 어떤 인종과 갖는 관계 보다 건강하다”며 “막연히 그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고 저소득자라는 이유로 멀리해왔던 습관을 이제 과감히 버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다뤘던 내용은 아니지만 라티노들과 자주 접촉하는 봉사단체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라티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고용주는 한인들이 아니다.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같은 라티노 고용주가 운영하는 직장에서 일하는 라티노 종업원들이 노동 혹사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 12시간 가까이 일하고도 물 한잔 얻어 먹기 어려운 때도 많다는 것은 노동 시장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일이다.
김 목사는 “편견이나 오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라티노 고용주 보다 더 가혹하게 라티노들을 대하는 인종도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한인들은 라티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용주이고 백인은 한인 만큼은 아니지만 그나마 공정하게 라티노들을 대하는 사람들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설문에 답한 76%의 라티노가 한인이 ‘친절하다(polite)’고 말한 것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번 조사를 총지휘했던 김정수 에듀 워싱턴 대표는 “대형 한인 마켓을 찾은 한인과 라티노들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했기 때문에 100% 정확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두 커뮤니티가 서로를 알아가려는 시도를 적극 했다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인들은 라티노들이 친절하다고 답한 사람이 56.9%로 라티노 주민들 보다 20% 포인트나 낮았던 것은 물론 ‘부지런하다’ ‘협력적이다’ ‘믿을 만하다’ ‘시간을 잘 지킨다’ 등의 항목에서는 라티노 응답자들이 ‘그렇다’고 말한 숫자의 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두 민족 간에 대등한 수준에서 감정 교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똑똑하다(smart)’는 항목에서는 대답을 하지 않은 사람을 빼면 라티노들은 응답자 대부분이 그렇다고 말했으나 한인들은 겨우 35%만이 라티노들이 ‘스마트’하다고 답해 심한 대조를 보였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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