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0일 저녁에 LA 라디오 서울에서 18년 동안 홈 스윗 홈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오페라 캘리포니아 노형건 단장의 콘서트에 초청을 받고 참석했다. 타운 안에 새로 마련된 드림 콘서트홀이라는 아담한 공간에 200여명의 많은 청중들이 모인 것 같다.
프로그램을 받아보니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표제가 붙어있어 노 단장 답지 않게 60년대식 신파조 부제를 붙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그 날 그의 콘서트를 보면서 표제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고 그가 가슴에 품고 있는 꿈과 열망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은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해서 이태리의 아트 송으로 부터 오페라 아리아, 한국 가곡 산촌, 가고파, 대중가요 하숙생, 부부 동반의 듀엣으로 시작된 전반부에 이어 후반부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다양한 곡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랜 기간 방송 진행인으로 다듬어진 화술로 곡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곡을 왜 그 날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기의 마음을 열고 신앙고백하는 마음으로 설명을 해주니 청중들이 한결 열린 마음으로 감상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오페라, 가곡, 대중가요, 복음송, 찬송가등의 다양한 장르를 잘 소화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부부가 40여년간 음악인으로 살아오면서 쌓아온 폭 넓은 경륜 때문인 것 같다.
특별히 그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열린 마음이 그 무대에서도 진하게 묻어 나오는 것을 보고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평생 자폐라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마가렛을 딸같이 사랑해서 같은 무대에 세우는게 아닌가? 웬만한 성악가라면 무대 분위기나 연주회 질이 떨어질 것을 고려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특별히 그 날 마가렛은 자기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모습을 청중들에게 보여주었다. 자기 차례가 되어 입장해서는 무대로 올라가지 않고 청중석에 앉아있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소리 지르며 막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래도 노 단장은 끝까지 참고 견디며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입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피맺힌 가슴으로 자기의 신앙을 사랑으로 쏟아내고 있는 사람같아 보였다. 음악회가 아니라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를 연출한 자리였다. 청중들의 마음이 열리고 공감대가 이루어진 열린 음악회였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또 감동적인 것은 지금 온 지구촌의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 그룹 ‘Far East Movement’의 리더인 아들 제임스가 예고도 없이 참석하여 무대에서 부자간에 끌어안고 포옹하는 모습도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던 장면이었다.
중간 중간에 사람들을 무대로 불러 대화를 하며 진행된 이 콘서트는 분명히 LA에서 처음 시도되는 열린 음악회였다. 이민자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줄 수 있는 이런 음악회가 신앙인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은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기를 바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송정명 목사 <성시화 LA대표 회장·미주 평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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