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가지고 있는 태도와 가치관이 자녀들의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특히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태도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태도와 관련하여 우리가 참고해 볼 만한 그리스 신화와 현장연구 결과가 있다. 우선 그리스 신화에 연유하고 있는 피그말리온 효과부터 알아보자. 로젠탈 효과라고 하거나 자성적 예언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이다. 조각가였던 그는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는 그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를 본 사랑의 여신 아프로 디테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이야기로, 타인의 관심과 기대로 인해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나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면서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는 동기가 부여되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한 현장실험 연구로는 1964년 봄에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발성 학습능력 검사라는 지능검사를 실시하였다. 학급담임 교사에게는 수개월간에 학습 성적이 오르는 학생을 산출하기 위한 조사라고만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검사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연구자는 조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뽑은 대상 아동들의 명단을 담임교사에게 보여주면서 이 명단에 들어있는 학생들은 앞으로 수 개월간에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후, 담임 교사는 대상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고, 확실히 대상 학생들의 성적은 향상되었다. 학급 담임이 대상학생들에 대한 기대가 성적향상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학생들도 담임 교사의 기대를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적이 향상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 본 두 가지 이야기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자녀들의 가능성을 믿고 바르게 자라 이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고 그러한 부모의 기대를 자녀들이 인지할 수 있다면 자녀들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요즈음 부모들은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믿지 않고 오히려 자녀들이 ‘엄마’의 능력을 믿고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엄마들 스스로 은연 중에 자녀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아이들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엄마가 해결해 주려하기 때문에 스스로 하려는 의지나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 마치 어미 제비가 새끼 제비를 기르는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어미 제비는 알에서 부화한 아기 제비들을 안전하게 둥지에 모아놓고 먹이를 물어다가 입에서 침을 발라가며 다져서 입에 넣어준다. 아기 제비는 둥지에 앉아서 어미 제비가 물어 오는 먹이를 기다리는 일 밖엔 없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부모 제비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또는 아기 제비가 둥지를 벗어나면 죽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반면 닭이나 오리 등은 이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병아리를 키운다. 어미 닭은 알이 부화된 즉시 병아리들을 데리고 먹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연스럽게 먹이를 찾아 먹는 시범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 먹도록 가르친다.
제비 같은 부모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닭과 같은 부모가 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독자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이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스스로 자신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부모된 도리는 그 능력을 굳게 믿고 그렇게 되리라고 기대하면서 격려와 인정, 그리고 칭찬을 보내는 일일 것이다. 미물인 닭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는 인간에게 부모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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