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라인댄스협회에서 KoLDA상 대상을 수상한 김옥규 회장(왼쪽)이 육완순 회장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언젠가부터 한인사회 곳곳에서 ‘라인댄스’가 유행이다. 노인대학, 양로보건센터, 시니어 아카데미 같은 곳에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이 라인댄스 클래스, 미국 사는 한인 노인치고 라인댄스 한 번 춰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과 10년 사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라인댄스가 보급된 배경에는 김옥규 미주한인라인댄스협회 회장이 있다. 현재 미주한인사회에서 라인댄스를 가르치는 강사의 대부분이 그의 제자들이고, 미국에서뿐 아니라 한국에 라인댄스를 처음 보급한 선구자도 바로 김 회장이다.
10년 전 한인사회 첫 보급
한국에도 처음 소개 ‘열풍’
남녀노소 함께 추는 건강체조
웨이브·힙합까지 동작 진화
김옥규씨는 지난 2월26일 한국라인댄스협회(회장 육완순)로부터 2011 KoLDA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날 시상식에서 육완순 회장은 “우리나라의 라인댄스 정식 도입은 2007년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김옥규 회장을 초청하여 제1회 라인댄스 지도자 강습회를 개최함으로써 생활체육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고 치하했다.
그런데 라인댄스는 왜 노인들만 추는 것일까, 노인을 위해 만들어진 춤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춤인데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시간이 많은 노인들이 먼저 배우고 퍼져나가면서 마치 노인 댄스인 것처럼 인식된 거죠. 라인댄스는 걷는 동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춤이기 때문에 무리가 없고, 안무가 단순하며, 파트너도 필요 없어서 남녀노소 함께 출 수 있는 건강체조입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라인댄스는 처음 영국에서 시작됐으나 1980년대 미국에서 컨트리 뮤직에 맞추어 개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해 지금은 모든 장르의 음악에 따라 안무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유행을 많이 타는 댄스입니다. 20년 전의 라인댄스와 지금의 라인댄스는 굉장히 다르죠. 요즘에는 웨이브와 힙합까지 들어간 새로운 동작들이 나오고 있어요. 따라서 교사들이 계속 업데이트 노력을 해야 하고 정확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처음에 기본 스텝을 잘 배우면 세계 어디서도 라인댄스를 즐길 수 있지만 잘못 배우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니까요”
이화여대 무용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화여고와 서울예술전문대학에서 가르쳤던 김옥규 회장이 라인댄스를 시작한 건 꼭 10년전, 미주한국학교연합회 회장으로 일하던 2001년이었다. 건강이 나빠져서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쉬려던 중 우연히 체조 클래스에서 라인댄스를 접한 후 그 매력에 폭 빠졌고, 그녀 자신이 건강을 회복한 것은 물론 그때부터 이 댄스를 보급하는 일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2006년 육완순 한국 현대무용협회 회장이 LA에 왔다가 제자인 김옥규씨의 라인댄스를 만난 것이 한국 라인댄스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한국에서는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전국민의 건강을 위한 사회체육 운동으로 ‘댄스스포츠’가 보급돼 있었는데 차차, 탱고, 살사, 볼룸 등 라틴댄스를 섞어 만든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짝이 되어 추는 춤이라 교사들이 가르치면서도 왠지 좀 찜찜했다고 한다. 그런데 라인댄스를 접한 후 ‘이게 바로 남녀노소를 위한 건강댄스’라고 환호한 한국 무용계는 이를 활성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2007년 2월 김 회장을 초청해 1주일 동안 무용 전공자 대상 특강이 실시됐고, 곧바로 연세대, 상명대 등 6개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채택했으며, 그 이후 한국에는 한국라인댄스협회와 대한라인댄스협회의 두 기관이 설립돼 불과 5년만에 라인댄스를 모르는 한국인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이번에 강습 차 가보니 전 국민이 라인댄스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요즘 한국에는 곳곳에 구청이나 구민회관이 있어서 누구든지 시설 좋은 홀에서 저렴한 가격에 건강체조를 배울 수 있더군요. 오히려 미국보다 더 체계적으로 보급되고 전국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져 있어 부러웠습니다. 미국에서는 강사의 자격이나 인증을 관리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아무나 배워서 가르친다고 나서곤 하는데 한국에서는 철저하게 자격을 검증하고 연장교육을 시키고 있지요”
그동안 여섯차례 한국에 나가 지도자 강습회를 열고 지금까지 300여개의 댄스동작을 전수했다는 김 회장은 미주한인 라인댄스 강사들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계속 새로 나오는 동작들을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규 회장은 LA시 공원국에 등록된 라인댄스 강사로서 놀만디 팍 체육관, 아로마 센터, 가디나 평생교육대학에서 라인댄스 클래스를 맡고 있으며 한달 전 센추리 스포츠 센터에 기초반을 만들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1∼3시에 기본 스텝을 가르치고 있다.
문의 (213)999-7575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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