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경기에서 볼을 다투는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바르셀로나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이니에스타는 부상으로 27일 경기에 뛰지 못하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 오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이기는 축구’와 ‘예술 축구’의 대결에서 최후 승자는 누구일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양분하는 두 ‘축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시리즈가 이번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티켓을 상품으로 걸고 펼쳐진다.
양팀은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보 스테디엄과 다음달 3일 바르셀로나 누캄프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 2차전에서 18일 사이에 3번째와 4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두 숙명의 라이벌의 올 시즌 맞대결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클라이맥스’ 매치업이다.
현 세계 축구 최고의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는 현란한 패싱게임을 앞세운 ‘예술 축구’로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트로피를 사실상 챙긴 상태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정규리그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1차전 홈경기에서 5-0 압승을 거둔 데 이어 2차전에선 1-1로 비겨 우위를 지켰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주 벌어진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연장전에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헤딩 결승골로 바르셀로나를 1-0으로 꺾고 우승,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6게임 연속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며 지난해 당한 0-5 참패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제는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반면 앞서가던 바르셀로나 쪽에선 위기감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이 같은 자신감 뒤에는 명장 조제 무리뉴 감독이 버티고 있다. 지난해 인터 밀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는 과정에서 바르셀로나를 침몰시켰던 무리뉴가 이번에 또 다시 아름답지는 못해도 이기는 축구로 바르셀로나를 꺾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무리뉴는 지난해 전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이끌면서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시리즈에서 2승(1패)을 거둔 바 있어 바르셀로나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존재다.
더구나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레알 편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20일 국왕컵 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으며 18년만에 국왕컵 우승과 함께 3년간 이어온 우승가뭄을 해갈했던 레알은 지난 주말 대부분 주전들을 쉬게 하면서도 리그 3위팀인 발렌시아를 6-3으로 대파하며 욱일승천의 기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주말 대부분 주전을 투입하고도 하위리그 강등권에 있는 약체 오사수나에 고전 끝에 2-0으로 힘겹게 승리, 국왕컵 패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바르셀로나가 긴 시즌의 체력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있다. 더구나 이 경기에서 간판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부상을 당해 레알 마드리드전에 뛰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 타격이 커졌다. 사비와 함께 미드필드의 핵을 이루는 이니에스타가 빠진다면 바르셀로나의 파괴력은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우세설에 일찌감치 제동을 걸었다. 그는 26일 “나는 6개월전 우리가 5-0으로 졌을 때와 똑같은 코치고 특별한 마법약을 갖고 있지도 않다”면서 “우리는 우세하다 할 수 없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똑같이 빛나는 전통과 역사를 지닌 두 팀의 대결이다. 어느 팀의 우세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도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온 미드필더 새미 카디라가 이 경기에 뛰지 못하게 된 것이 뼈아픈 손실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그동안 제 몫을 다하지 못해 벤치로 밀려난 전 FIFA 올해의 선수 카카가 지난 주말 2골과 2어시스트를 터뜨리며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카카가 이번 클라시코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가 전성기때와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레알 마드리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일 것이다. 27일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보에서 벌어지는 4강 1차전은 오전 11시30분(LA시간)부터 케이블채널 FX를 통해 생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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