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모습이 제마다 다르듯이 각자의 생각과 행동 또한 서로 같지 않다. 인간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지 않은 창조주의 의도는 무엇일까?
우리로 하여금 제각기 나름대로의 다른 삶을 영위토록 배려한 은총일 것이다. 그렇다. 온 인류 개개인이 누구나 평등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갖게 된 것은 이처럼 서로 똑같지 않음에서 온 것이며 그 결과 지금까지 꾸준히 세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성장, 발전시킨 바탕이 되어왔다.
공동체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반목과 불화라기보다는 오히려 보완과 상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근래에 와서 우리는 나를 반대하고 편들지 않을 경우 ‘다르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틀리다’ 라고 생각하며, 잘못되거나 옳지 않은 부정적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정은 피차 반발을 유발시켜 갈등과 알력을 낳게 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이는 신뢰를 무너뜨려 마침내 한인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기본질서와 관계성을 어지럽히게 만들었다.
가난했으나 순박하고 화목했던 한국이 급격한 산업화의 소용돌이 속에 시민의식을 확립하지 못하고 다만 물질만능사상에 물들면서 양심과 도덕이 무너지고 정의가 실종하는 불량사회로 변해버렸다. 또한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뒤에는 정리하지 않은 병폐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그 결과 물질적 풍요와 문화적 만족에 도취하여 사상과 철학이 상대적으로 빈곤해 졌다. 다른 이에 대한 이해가 축소되고 관리와 행사는 전시적이며 물량주의가 되어버렸다.
우리가 다 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남과 다른 것처럼 나도 그들의 다름을 존중할 때 하나가 될 수 있고 화합의 길을 열 수가 있다. 개인, 가정, 사회 그 누구에게도 전부 적용되는 원리이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 호남과 영남, 신세대와 구세대, 가진 자와 없는 자 등등으로 나뉘어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이기고 나아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정말 어리석고 저의가 의심되는 자들이다. 그들이야 말로 성분과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내년 총선 전에 국민의 이름으로 청소해야 할 쓰레기들이다.
서로 다른 것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상대방이 틀렸다고 매도한다면 결국은 함께 공멸하고 말 것이다.
수레의 양축은 서로 반대쪽에 있지만 결국 하나인 것처럼 둘이 함께 굴러갈 때 100% 기능을 발휘하며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앞과 뒤 역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이다. 과거는 현재의 뿌리이며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우리는 하루 속히 상대방을 부인하는 맹목적 반목, 유치한 명분 싸움을 지양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해를 돌아보는 연말을 맞아 모든 한인과 한인커뮤니티 단체들이 그간의 불화와 반목을 털어내고 서로 힘이 되어 새해로 힘차게 출발하는 기쁨을 맛보도록 하자.
조만연/ 수필가,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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