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친정어머니의 에어로빅 친구 분들인 일본 아주머니와 중국 아주머니를 우리 집에서 식사대접을 하게 되었다. 한국 음식 외에는 두 나라 음식을 제대로 할 줄 모르지만 나름대로 세 나라 음식을 차려놓고는 식사를 하면서 대화는 세계 공통어인 영어로 하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자리였다.
두 아주머니는 모두 한국 드라마를 꿰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한국식의 큰 대접의 비빔밥을 식구가 같이 수저를 집어놓고 먹는 장면을 보고 매우 비위생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들의 말에 나도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아주머니들께서 보신 그대로입니다. 아직도 많은 내 나라 사람들이 이 수저 저 수저를 집어넣어서 같이 찌개도 먹고 밥도 비벼 먹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정과 사랑 때문입니다”라고 잘 설명해 드렸더니 이해를 하는 눈치였다.
일본 아주머니가 이번에는 “아니 왜 드라마에는 한국여자들이 술들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 거냐” “다들 술집 여자들이냐”고 묻는 거였다. 어쩌다가 작은 외교관이 한번 돼보려던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나는 아마 술 만드는 회사에서 조금은 힘을 쓰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고개들을 끄덕이는 것이었다.
다음에는 정치이야기가 나왔는데 세 어른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정치판은 세 나라가 모두 똑같다고 말하였다. 나의 작은 외교관 노릇이 조금은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경험의 시간이었다. 이번 일을 통하여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으니 제작자들이 세심한 부분까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명숙 / 주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