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중에서).
그렇다.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꽃 한 송이가 피기 위해서도 수많은 흔들림을 견뎌야 한다. 하물며 이제는 평균 80 평생을 사는 인간의 삶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
한 사람의 삶에서 종류와 색깔과 강도는 다를지언정 역경과 고난이 닥치는 것은 순리라고도 할 수 있다. 한 평생을 살아가노라면 절망의 긴 터널을 건널 때도 있고,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받을 때도 있다. 그래서 괴테는 “눈물이 젖은 빵을 먹어본 자만이 인생을 논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당하는 역경, 어떻게 하면 그 역경에 지지 말고 잘 받아들이고 다스려 나가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괴테의 말처럼 우리에게 역경이 없었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잔을 너무 쉽게 마셔버리고, 인생의 소중함과 고통의 깊이를 채 알기도 전에 웃자라 버리는지도 모른다.
삶은 기쁨의 씨줄과 고통의 날줄로 짠 천 같은 것이란 말도 있고, 인생은 기쁨과 고통을 왕래 하는 시계추와 같은 것이란 말도 있다. 아무리 좋은 집안에서 자라나 순풍에 돛단배처럼 살아온 인생이라도 그 속에는 남 모르는 고통과 역경의 고개가 있기 마련이다.
인생의 역경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역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가는,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는 그에게 닥쳐오는 역경을 감내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역경으로 점철된 삶을 산 아브라함 링컨은 “자신이 마음먹은 만큼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행복한가의 척도는 역경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역경 속에서도 어떤 인생관을 갖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1910년에 태어난 유명한 심리치료사인 해롤드 그린월드는 그의 명저 ‘행복한 사람들’ 중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가장 놀라운 발견은, 내가 만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사는 많은 이가 고통에 시달리는 충격과 심각한 패배감을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패배하기를 거부하고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그러한 결정은 대부분 그들의 인생에서 치명적 사고와 불행한 이혼과 같은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위기의 문턱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역경의 상황들은 분명 슬픔에 찬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불행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왜 그들이라고 슬프지 않겠는가? 그들은 삶에 대한 자신들의 상황을 다시 살피고, 자기의 행복에 대한 책임은 그들 자신에게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가슴이 찢어진 것 같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역경의 순간도 세월이 가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할 수 있다. 그래서 도종환 시인은 그의 시를 이렇게 맺는지도 모른다.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그 모든 순간이 다아/ 꽃 봉우리인 것을.”
이세희/ Lee & Asso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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